美 대형은행 '실적발표가 겁난다'

JP모건 순익 2008년 이후 가장 적을듯..골드만삭스 두번째 손실 전망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월가 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자산 규모 기준 미 2위 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오는 13일 실적 발표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이후 다음주까지 주요 대형 은행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당장 JP모건은 주당 0.96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순이익 규모가 2008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JP모건의 주당 순이익은 1.01달러였다. WSJ는 경기가 둔화되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소송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팩트셋 리서치 전망에 따르면 대부분 미국 은행들은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의 이익 전망치를 계속해서 하향조정하고 있다. 특히 3분기에 자본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골드만삭스가 극도의 부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분기에 주당 2.98달러 총액 19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순이익 예상치는 23센트에 불과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골드만삭스가 1999년 상장 이후 두번째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측은 3년전 리먼브러더스 붕괴 당시에 비해 재정 상황도 양호하고 리스크 관리도 잘 됐다고 항변하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지난주 유로존 재정위기가 미국 은행들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은행들은 특히 기본 자기자본비율(Tier 1)이 크게 높아졌음을 강조한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T1 비율은 2009년 1분기 8.5%에서 지난 2분기 말 12.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의 T1 비율은 6.2%에서 14.6%로 두배로 뛰었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 급락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BOA의 주가는 56%나 하락했으며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의 주가도 40%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의 주가도 20% 이상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이번 어닝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은행의 자산 현황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 자산에서 유럽 국가와 연계된 숨겨진 부실 자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필 것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램즈던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럽 정부나 은행이 파산할 경우 얼마나 손실을 기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4개 미국 은행들이 총 아일랜드와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에 노출된 자산 규모가 1470억달러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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