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 3사의 엔고 극복 비법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일본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월17일 달러당 75.94엔으로 2차 대전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 76엔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전자 등 일본 제조업체들은 엔고(高)의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 생산시설 해외이전과 비용절감 등 다각적인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미쓰비시자동차, 외국산 부품비율 높인다=마스코 오사무 사장은 지난 6일 새 미니밴을 발표한 기자간담회에서 “엔고로 몇 년에 걸친 비용절감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깎을 부분이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 자동차 사장

그러나 미쓰비시자동차는 환율 영향을 피하기 위해 일본 국내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엔화 강세를 이용해 해외 부품구매를 더 늘려 비용을 줄이고 있다.엔화 강세는 일본산 자동차의 해외 가격을 비싸게 해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해외수익을 엔으로 바꿀 때 금액을 줄이는 이중의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일본 중앙은행인 BOJ의 분기 기업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순익전망 근거로 삼은 엔화 수준은 달러당 82.59엔인데 현재 엔달러 환율은 76엔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미쓰비시자동차는 외국산 부품비율을 더 높이고 있다. 마스코 사장은 “외국산 부품비율을 3월 말 19%에서 21%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또 미쓰비시자동차는 내수 판매 확대전략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연내에 새로운 미니밴인 ‘델리카 D:3’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는 업무제휴를 맺은 닛산이 생산한다. 마스코 사장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을 적게 받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내 비즈니스를 다시 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도요타자동차, 생산라인 축소한다=판매량 기준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달러당 75엔 수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비용절감 노력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니미 아츠시 도요타 부사장

도요타는 엔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일본 국내 공장을 개편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더 기울일 방침이다.생산체제 개편은 대량 생산 라인을 단기의 소규모 생산라인으로 분리하고 각 엔진 생산 능력을 50%씩 축소하되 수요와 생산 사이클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비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일본내 엔진 생산라인의 연평균 생산량은 대개 20만 대 수준이다. 도요타의 일본내 엔진 생산능력은 연산 600만 대이지만 실제 생산량은 450만 대에 머물고 있다.이를 위해 도요타는 대량 생산에 특화된 설비를 소량 다종 생산(배치생산)에 맞는 기계로 바꾸고 있다. 니미 아츠시 도요타자동차 부사장은 “달러당 75엔에서도 우리는 유명한 일본식 제조법을 통해 우리의 경쟁력을 더 날카롭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요타는 생산라인을 혁신해 달러당 80엔에서 모든 수출제품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니미 부사장은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자동차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지만 국내 공장을 폐쇄하거나 연간 300만 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약속을 고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우리가 일본에서 애써 만든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우리 목에 올가미를 씌우는 것과 같다”고 단언했다.1엔당 달러가치가 변동할 경우 도요타자동차는 연간 340억 엔의 영업이익이 영향을 받는다.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3월 말까지인 2011회계연도에 4500억 엔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물론 도요타도 해외생산을 한다. 도요타는 지난 9월13일 인도네시아에 제 2의 공장을 짓기 위해 263억 엔을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도요타는 오는 2015년 매출의 절반을 신흥시장에서 달성하기 위해 동남아지역에 부품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갖춘 생산허브를 세우고 있는 중이다.◆닛산자동차,해외생산으로 엔고 극복=카를로스곤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정부에 엔화 강세를 저지할 것을 촉구해온 경영자다.

카를로스 곤 닛산 CEO

그는 지난 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일본은 엔화 강세를 저지하지 않으면 산업공동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총리에게 이 문제를 직접 말했다”면서 “일본은 고용을 원한다면 정상적인 환율을 만들기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닛산은 브라질에 14억 달러를 들여 자동차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연산 20만 대의 조립능력을 갖출 이 공장은 2014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닛산은 앞서 일본 국내 생산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는 소형차를 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기 이한 투자를 늘려왔다.닛산 뿐 아니라 혼다도 생산기지를 해외로 계속 이전하고 있다.곤 회장은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일자리가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하고 “달러당 76엔 수준의 환율이 일시라도 지속된다면 산업공동화를 목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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