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우주 가속팽창 증명한 3인에게(종합)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2011년 노벨 물리학상은 초신성 관측을 통해 우주 팽창 가속현상을 밝혀낸 3인방에게 돌아갔다. 4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사울 펄뮤터(Saul Perlmutter)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브라이언 슈미트(Brian P. Schmidt) 호주 국립대 교수, 아담 리스(Adam G. Riess) 존스홉킨스대 교수에게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고 발표했다. 펄뮤터 교수는 로렌스-버클리 국립 관측소에서 초신성 우주론 프로젝트를 이끌었으며 슈미트 교수와 리스 교수는 함께 하이-제트 슈퍼노바 연구팀을 주도해왔다.

사울 펄뮤터

이들이 연구에 활용한 것은 타입 Ia라고 불리는 초신성이다. 태양만큼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지만 크기는 지구 정도로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이 초신성들은 폭발할 때 전 은하를 합친 것만큼 강렬한 빛을 내뿜는다. 그런데 관측 결과 사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초신성의 빛이 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초신성이 더 빠른 속도로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우주의 팽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주장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문제는 팽창 속도다. 팽창이 점점 느려지고 있는지, 혹은 점점 빨라지고 있는지가 과학계의 관심사였다. 1970년대 팽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예측이 제시됐으나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이어 1998년 펄뮤터 교수 연구팀과 슈미트 교수, 리스 교수의 연구팀이 우주 팽창이 가속되고 있다는 증거를 내놓았을 때 과학계는 '천문학의 기본 이론이 흔들릴 것'이라며 흥분했다. 디지털 이미지 센서(CCD)와 슈퍼컴퓨터의 발달로 우주관측이 진일보하며 가능했던 성과였다. 펄뮤터 교수는 1988년부터, 슈미트 교수와 리스 교수는 1994년부터 연구에 매진해왔다.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는 남아 있다. 우주의 가속 팽창은 우주의 74%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 에너지(dark energy)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암흑 에너지가 정확히 어떤 것이며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는 현대 물리학의 최대 수수께끼 중 하나다. 가장 유력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 개념이다. 진공 공간의 암흑에너지가 만유인력에 반대되는 척력(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해 우주를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담 리스

수상자인 슈미트 교수는 "1970년대 우주 팽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이론이 제시된 뒤로 아인슈타인의 '예언'을 검증해온 셈"이라며 "처음 증거를 발견했을 땐 실험 결과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발견 당시를 회고했다. 한편 노벨상위원회는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는)단순한 관측이 아니라 다른 연구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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