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0원으로 드러난 4000만 달러 '신기루'

젬백스 자회사 '카엘젬백스' 2년 반 동안 바이오 관련 매출발생 無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천우진 기자] 바이오주로 주목받는 젬백스&카엘이 지난 2009년 밝힌 판매계약과 관련한 매출이 2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27일 증권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젬백스&카엘의 바이오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카엘젬백스는 지난 2009년 4월17일 회사 홍보자료 등을 통해 당시 임상3상을 진행중인 항암백신(GV1001)의 4000만 달러 규모 시판전 판매계약을 IDIS사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IDIS사는 시판승인을 받기 전 상태의 의약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기초 임상시험을 통과해 약효와 안정성이 인정받은 의약품을 바탕으로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말기 암환자에게 판매한다.카엘젬백스는 환자 1명당 2만달러에 항암백신을 공급하면 첫 해에만 약 4000만달러(약 2000명분)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다음해인 2010년에는 2500명분으로 공급분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그러나 이 같은 매출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비상장법인인 카엘젬백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매출은 모두 '0원'이다. 판매관리비와 기타 비용만 지출돼 지난해에는 영업적자 25억원에 당기순손실 102억원을 기록했다. 젬백스&카엘 관계자는 “2009년 영국 IDIS사와 GV1001의 시판승인 전 판매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후 계약 진행은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계약대로 희망 환자들에게 항암백신을 공급할 수 있지만 GV1001가 임상3상 막바지에 들어간 상황에서 승인전 의약품 공급으로 인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 공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IDIS와 계약건에 대해서는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카엘젬백스는 2년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계약의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임상도 끝나기 전에 판매계약을 체결해 예상 매출액을 밝힌 점은 물론 공급이 중단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 또한 문제”라며 “한국거래소 등 시장감시 주체들이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한 증권사의 제약·바이오담당 연구원은 “젬백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으로 시가총액이 가파르게 늘었지만 회사의 지배구조와 실적에 대한 의문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실적 없이 주가가 급등한 점 때문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분석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임철영 기자 cylim@천우진 기자 endorphin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임철영 기자 cylim@증권부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