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형우(윤상현)는 은재(최지우)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달려간다. 서럽게 우는 은재를 위로해주며 형우는 은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은재도 이런 형우가 싫지 않다. 다음 날 형우는 은재에게 그동안의 무심함을 사과하며 재판 전까지 서로 노력해 보자고 말한다. 조정구 판사(성동일)의 조언대로 여행을 떠난 두 사람. 기대에 부푼 여행은 은재의 휴대전화가 욕조에 빠지면서 틀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그들은 ‘사랑하니까 이혼’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오늘의 대사:<u> “아우, 귀찮아. 그냥 이혼해. 니들“ - 홍금지(김자옥) </u>형우가 빌린 돈을 갚겠다며 시어머니 금지를 찾아간 은재. 그냥 준 것이니 안 받겠다는 금지에게 은재는 “한 번도 도움 안 받은 것”을 강조하며 봉투를 내민다. 금지는 건물 하나를 넘길 테니 이혼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은재는 이혼 사유를 돈으로 귀결시키는 시어머니가 야속하다. 금지는 도도해 보이는 은재가 못마땅하다. 금지의 말처럼 팔은 어차피 안으로 굽는 것. 은재가 아닌 여유 있는 여자를 만났다면 형우가 마음껏 꿈을 펼쳤을 것이라며, 금지는 며느리의 속을 긁는다. 사돈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금지에게 은재는 “그럼, 사돈하지 말라”고 대꾸한다. 금지는 이 싸움이 그저 귀찮기만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금지의 대사는 시청자의 마음과 비슷하다. 이렇게 지리한 싸움을 이어가느니 어설픈 재결합보다는 이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다. “이혼하겠다”는 형우의 선언을 전환점으로 <지고는 못살아>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Best & Worst Best: 은재와 금지의 만남에 이어진 정난(박원숙)과 형우의 만남은 이혼에 대한 남녀의 대립, 시어머니와 장모의 대립이 왜 계속 이어지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금지는 경제적인 문제가 이혼의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정난은 “연서방이랑 같이 있으면 더 외롭다는 말을 잊을 수가 없다”며 감정적인 측면을 건드린다. <지고는 못살아>의 장점이라면 부부의 이혼을 남녀 사이의 성격과 관념, 가치관 차이는 물론이고 두 가족의 이해 차이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두툼한 지갑을 원한 게 아니라 텅 빈 지갑이 싫었다”는 은재의 대사는 부부 사이의 오해를 섬세하게 짚어낸다. 보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은 ‘이혼’이라는 불편한 소재를 택한 이 드라마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다.Worst : <지고는 못살아>는 <사랑과 전쟁> 이후의 이야기다. 이혼 위기에 도달한 뒤 이를 극복하려는 부부의 험난한 과정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드라마의 긴 러닝타임을 채우긴 무리다.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부부의 지난한 대화는 시청자들을 지치게 한다. 금지의 대사처럼 이들의 싸움에 관여하는 것은 참 귀찮은 일이다. 이를 상쇄시켜줄 포인트가 더 있어야 한다. <지고는 못살아>는 부부싸움의 디테일에는 충실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좀 더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지고는 못살아>는 어쩌면 “결혼 전엔 한 없이 빛나던 아내들”을 위한 드라마인지도.- 이혼 사유 2위가 경제적 문제라는 것 알아?- 여자는 대화, 남자는 스킨십. <지고는 못살아>의 명쾌한 정리.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데일리팀 글. 고경석 기자 kav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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