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우호훈장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간 경제협력 및 우호 증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호훈장을 받았다. 조 회장이 우호훈장을 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지난 20일 낮 12시,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 12층 리더십클럽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비탈리 펜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마주섰다. 이 자리는 조 회장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간의 경제협력 및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즈베키스탄 우호훈장(Dostlik)을 수여받는 자리였다. 이날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을 대신해 비탈리 펜 대사가 수여했다. 우즈베키스탄이 올해 ‘독립 20주년’을 맞아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국권 신장 및 우방과의 친선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훈장을 수여하는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선정된 것.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지원 아래 2009년부터 나보이 공항의 화물터미널 시설 확보와 연계 교통망 건설 등 공항 인프라 구축 및 항공화물 네트워크 확충에 힘써 왔고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며 “향후에도 양국의 경제 교류 확대와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지속 성장전략에 발맞추어 나보이 지역이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물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조 회장이 우즈베키스탄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일명 ‘우즈벡 나보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나보이 프로젝트’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서쪽으로 434km 거리에 위치한 제2의 경제중심지 ‘나보이’를 국제 물류 허브로 육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말한다. 주변 2개국을 거쳐야만 바다로 연결되는 대륙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이 국제 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항공을 구심점으로 한 항공·육상 물류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었다. 때문에 카리모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세계에서 ‘나보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물류회사를 물색했고, 항공을 기반으로 한 종합 물류기업인 한진그룹이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사업 참여 요청을 받게 된 것. 하지만 조 회장은 당시 사업 참여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자원외교 가능성과 이를 구심점으로 하는 물류 인프라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 ‘나보이 프로젝트’ 참여로 인해 적지 않은 투자비용이 발생할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자원외교 위한 과감한 결단조 회장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2008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실크로드 중심지인 부하라까지 무려 900km 길을 자동차로 달렸다. 아직 포장도 제대로 되지 않은 도로였지만 조 회장이 항공기 대신 승용차를 택한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인프라를 직접 보고 느껴야만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그해 5월, 조 회장은 나보이 프로젝트에 참여 결정을 내렸다.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양국 간 자원분야 협력을 논의했을 때 우즈베키스탄 측이 나보이 공항 개발에 한진그룹의 참여를 강력하게 요청한 것도 고려됐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비탈리 펜 우즈베키스탄 대사로부터 우호 훈장을 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한국 정부로부터 ‘나보이 프로젝트’ 참여 부탁을 각각 받은 조양호 회장은 ‘국익’을 먼저 생각했다. 한진그룹이 우즈베키스탄 정부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경우 우즈베키스탄의 풍부한 천연가스, 우라늄, 금 같은 천연 자원을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 회장은 한·우즈벡 자원외교의 견인차 역할과 함께 글로벌 물류 전문기업으로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한진그룹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에게 동반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 차원의 자원외교에도 기여하며 나보이 공항 및 인근지역에 복합 운송 노하우를 결합한 물류시스템을 도입한 물류 네트워크를 개발함으로써 새롭게 떠오르는 중앙아시아를 선점하는 동시에 이를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조양호 회장의 출사표였다.한진그룹은 2008년 12월 ‘나보이 국제공항 경영계약서’ 서명식을 가졌다. 이 계약은 지난 2008년 8월 한진그룹과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체결한 ‘나보이 국제공항 공동개발 프로젝트 협약’의 실현을 위한 양측 간의 역할 분담, 사업범위, 계약기간(10년), 인력 운영 등 공항 개발 및 운영 전반에 걸친 내용을 담고 있다. 계약에 따라 한진그룹은 지난 2008년 말까지 나보이 국제공항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을 마쳤으며,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함께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화물 터미널 시설 및 장비 확충, 육상연계 교통망 건설 등의 공항 인프라 구축 작업과 함께 항공화물 확대 및 신규화물 유치, 항공화물 네트워크 확충, 글로벌 물류업체 유치 등의 공항 개발 단계를 거쳐 2014년부터 5년간 나보이 공항을 본격적인 중앙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육성해 나가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8월 서명식과 동시에 ‘인천~나보이~밀라노’ 노선 화물기 취항식을 갖고 화물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9월 2일부터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여객노선을 개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나보이 프로젝트’ 참여는 중앙아시아 관광 및 화물 수요 개발뿐 아니라 나보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확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중앙아시아 지역 투자 및 교류 확대를 통해 자원 외교를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우리나라가 자원의 보고인 중앙아시아 진출하는데 교두보로서 국내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 지원 등 국가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조양호 회장은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hanso110@<ⓒ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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