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월가는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을 이끌게 된 짐 쿡이 후계자로서 역량이 있다며 애플 주식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도이체방크의 크리스 휘트모어 애널리스트는 "쿡이 매우 역량있는 경영자라고 믿는다"면서 "그는 애플의 사업 방식, 생산 계획과 운영 등에 매우 친숙하다"고 주장했다. 도이체방크는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500달러를 제시했다. UBS, 바클레이스, JP모건 체이스 등 다른 대형 은행들도 쿡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준비가 잘 돼 있다며 애플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쿡은 1998년 애플에 합류해 13년째 애플에 몸담고 있다. 잡스가 세 차례 병가를 내고 CEO 자리를 비웠을 때 잡스를 대신해 CEO직을 훌륭히 수행했다.UBS는 애플에 대한 12개월 목표주가를 510달러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내년에 애플 주가가 52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JP모건은 "잡스의 사임 소식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되겠지만 애플의 사업 모델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며 다른 업체들은 아직 경쟁자가 되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바클레이스도 "애플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매수해야 한다"면서 "부진한 경제가 모든 IT업체들에 걱정거리가 되겠지만 애플은 스마트폰과 PC 관련 영역에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는 애플에 투자의견 '비중 확대'와 목표주가 515달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전날 2.58달러(0.69%) 오른 376.1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잡스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19.08달러(-5.07%) 급락해 357.10달러를 기록했다. IND-X 증권의 알리스테어 풀레턴 글로벌 투자전략 대표는 "쿡은 애플의 운영 방식, 애플의 비전과 목적 등을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애플에 큰 구조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애플이 계속 해서 기존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레스턴은 "소비가 이뤄지지는 않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70~80%의 이익 증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애플은 최근 9개 분기 연속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당장 애플이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쿡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해 애플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디지털 루트의 샌디프 아가왈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를 비롯해 향후 12~15개월 안에 내놓을 어떠한 제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년 후 애플이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지 지난 10년간 애플이 보여줬던 독창성과 혁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동안 잡스가 준비해왔던 것들이 있는만큼 당장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애플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다른 애널리스트들도 장기적으로 애플이 보여준 혁신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풀레턴은 "애플은 항상 경쟁업체보다 훨씬 더 앞에 있었지만 이제 경쟁업체들이 따라잡으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잡스에 대해 "애플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이끌어왔고 오늘날의 애플로 변화시킨 사령관이었다"고 평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