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정권 붕괴 임박..미래 리비아의 모습은?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42년간 리비아를 독재 통치했던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지 거의 반 년만이다. 카다피 체제를 벗어난 리비아 새 정부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큰 가운데 누가, 어떻게 새 정부를 이끌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반 년 만에 카다피 손들어=카다피 정권의 시위대 유혈진압으로 촉발된 리비아 사태는 22일 반 년 만에 리비아 반군이 트리폴리를 장악하면서 카다피 정권의 붕괴를 목전에 두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리비아 사태는 지난 2월 15일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서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카다피 체제와, 벵가지를 거점으로 한 반군 체제가 대립하면서 6개월을 끌어왔다.  카다피 정권의 시위대 유혈 진압에 분노한 전 세계 리비아 대사와 외교관들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국제사회의 카다피 정권 지지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3월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내전에 유엔의 군사적 개입을 승인하면서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도 시작됐다. 리비아 정부는 이에 여러 차례 정전을 제안했다. 그러나 카다피 정권이 완전히 물러나야 정부와 정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반군과, 카다피 측을 신뢰할 수 없다는 서방 연합군들은 정전 요구에 응하지 않고 계속 공세를 강화했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거점을 둔 반군 지도부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설립된 후 6개월간 카다피 체제에서 이탈한 장관과 오랜 기간 투쟁한 반정부 인사, 해외 망명자, 아랍민족주의자ㆍ이슬람교도 등의 정치적 견해를 지닌 다양한 인사들이 합류했다. NTC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 등으로부터 합법기구로 인정받은 데 이어 8월 튀니지 정부로부터 '리비아 국민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 받았다.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이 맞서 트리폴리, 벵가지를 중심으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공식 사망자 통계는 없다. ◆리비아의 미래는?=국제사회는 아직 리비아의 미래에 대해 핑크빛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6개월간의 내전동안 리비아 내부의 혼란은 극에 이르렀지만 카다피를 대신할 지도자에 대한 윤곽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체제 종식을 위해 수도 트리폴리를 공격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반군 지도부인 NTC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 수립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이라크 처럼 내전 종식 후 혼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8년 전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을 비롯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반군이 승리하면 그들이 통치할 수 있을까'라라는 기사를 통해 "카다피가 물러나고 나서 리비아가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반군이 막을 수 있는 지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리비아에는 140개 부족이 엉켜있어 통합이 쉽지 않는데다 일부는 반군 지도부 NTC의 존재 조차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NTC 내부에서는 이미 권력 다툼이 시작됐다. NTC 최고 사령관인 압둘 파타 유네스 전 리비아 내무장관은 반군 중에서 핵심 인사로 분류됐지만 7월에 내부 반대 세력에 피살되기도 했다.  현재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과 야전 사령관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칼리파 헤프티르 전 장관, NTC 국방장관직을 맡은 오마르 알하리리, 압델 하페즈 고카 NTC 부위원장 등이 반군 핵심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카다피'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유엔이 당분간 리비아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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