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금리 3년만에 역주행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상 금리 현상으로 은행권이 고민에 빠졌다.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국고채에 자금이 몰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연출되고 있는 것. 통상 은행에 1년간 예금을 맡겼을 때 받는 금리가 3개월 맡겼을 때보다 높아야 하는데, 지금은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3.59%다. 반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52%로 CD금리보다 0.07%포인트 낮다. 단기 자금의 성격이 강한 CD는 국고채 3년물보다는 금리가 낮은 게 보통인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 9일부터 역전된 것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고채시장에 자금이 몰렸고, 이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강세)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기와 단기 금리가 역전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장기물에 투자한 수익으로 단기 수신 이자를 지급하던 은행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 담당자는 "해외의 경우 보관료 개념으로 따로 수수료를 받기도 해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버틸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손해를 보고서라도 1년 수신금리를 더 쳐줘야 하는 실정"이라며 "은행들도 사정은 잘 알고 있지만, 경쟁 때문에 선뜻 행동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수신 고객들은 영업력 확대에 중요한 기반이 되는 만큼 금리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CD금리보다 높은 수준이고, 최근 역전됐었던 은행채 3개월물 금리 또한 다시 제자리를 찾아 아직까지는 은행들이 역마진까지 감안해야 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IRS(이자율스왑) 금리 역전이 은행권에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한다. IRS는 원금 교환 없이 같은 종류의 통화에 대해 서로 다른 형태의 이자 지급만을 교환하는 거래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것이다.  은행은 그동안 변동금리 대출을 하면서 받은 이자를 이자율스왑 시장에서 'IRS 리시브(고정금리 수취+변동금리 지급)' 포지션을 구축함으로써 위험을 헤지해 왔다. 하지만 IRS 금리가 5년물까지도 CD금리보다 낮아지면서, 초과수익을 내기가 마땅찮아진 상태라는 얘기다. 전일 스와프시장에 따르면 1년 IRS는 3.505%, 3년과 5년 IRS는 각각 3.445%와 3.46%로 모두 CD금리(3.59%)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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