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전경.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제2의 판교'로 불리는 경기도 광교신도시가 이달 초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 2004년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이후 7년 2개월만이다. 첫 입주 단지는 한양이 지은 수자인 아파트(214가구)다. 총 3만여가구가 둥지를 틀 광교신도시에서는 한양 수자인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7개 단지 6339가구가 집들이한다. 울트라 참누리 1188가구가 9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휴먼시아 4개 단지 4247가구가 10월 각각 주인을 맞는다. 용인지방공사의 이던하우스 700가구도 연말부터 입주한다. 첫 입주 단지를 맞은 광교신도시 부동산시장을 둘러봤다. ◇편의시설 등 부족…"입주초 생활 불편"=5일 오후 3시 비교적 한산한 시각에 명동에서 광역버스를 탔다. 용인 수지를 지나 광교신도시 초입인 경기대 후문까지 얼추 1시간이 걸렸다. 경기대 후문에서 분주하게 오가는 공사 차량을 피해 1㎞쯤 걷자 광교신도시 첫 입주 단지인 한양 수자인 아파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광교신도시 북서쪽은 주택지 입구에서부터 고층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이다. 수자인 아파트까지 도로포장은 깔렸지만 큰 덤프트럭이 휙휙 지나가 걷기조차 힘들 정도다. 입주 초기인 만큼 광교신도시엔 문을 연 생활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한 데다 바람이 불 때마다 비산 먼지가 날려 입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그러나 진입로가 확 트였고, 계획 도시답게 건물 높이 등이 주위 환경과 어울려 신도시 조성이 끝나면 주거지로서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였다. ◇현지 중개업계 "시장 활성화" 기대=광교신도시 주변 부동산 중개업계는 올 하반기 이곳 신도시 단지들의 본격적인 입주 시기와 맞물려 매매ㆍ전세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올 가을 이후 본격적인 거래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부터 수도권 내 과밀억제권역에서 공공택지 내 85㎡ 이하 아파트는 5년에서 3년으로, 85㎡ 초과 아파트는 3년에서 1년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교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계약 후 1~3년만 지나면 분양권을 팔 수 있게 된다. 부동산시장 한파에도 이곳 분양권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단지별로 평균 5000만~7000만원, 최고 1억원의 프리미엄까지 붙은 상태다. 한양 수자인과 인근 울트라 참누리의 경우 올해 초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웃돈이 더 붙었다. 수원 인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전매제한 기간이지만 해외 파견과 지방 근무 등 특수한 사정으로 거래가 허가된 분양권 매물을 보면 최고 1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거래 가능한 분양권 매물이 워낙 적은 데다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어 매기가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부터 전매 제한 기간이 단축되면 분양권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또다른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매제한이 풀려 물량이 한꺼번에 나올 경우 분양권 등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시장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한양 수자인 108㎡(공급면적 기준) 전셋값은 1억8000만~2억원 선이다. 한달 전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생활 불편을 우려해 집주인들이 전ㆍ월세 물량을 많이 내놓고 있지만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자리잡기 시작하는 내년 이후부터는 전셋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라 말했다. 전세를 노린다면 입주 초기인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광교신도시가 서울 접근성 및 입지 여건이 좋아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 주거지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게 된다. 경부고속도로ㆍ영동고속도로ㆍ용인~서울고속도로 등과도 가까워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광교신도시도 판교처럼 입주 초기 기반시설 미비에 따른 불편이 예상된다"며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원천저수지 등 호수공원(179만㎡)과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1~2년 뒤에는 수도권 최고 신도시로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박충훈 기자 parkjovi@ⓒ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