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착한 분유'에서 '착한 식품'까지 만든다

매일유업은 매년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를 위한 'PKU 가족캠프'를 후원해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과 29일 진행된 '제11회 PKU캠프'에 참가한 가족 및 참석자들의 모습.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생아 6만 명 중에 1명 꼴로 모유는 물론, 분유마저도 먹을 수 없는 아기들이 존재한다.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로 불리는 이 아기들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아 모유는 물론 고기, 생선, 심지어 쌀밥에 포함된 단백질조차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특히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분해하지 못하는 아미노산 및 대사산물이 축적돼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이에 매일유업(대표 김정완)은 이러한 질환을 갖고 태어난 유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 유아식 8종 9개 제품을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해 지난 1999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아미노산 대사이상 질환용 특수 유아식을 개발, 생산하는 업체는 매우 드물다. 최근에는 메틸말론산혈증(MMA: Methylmalonic acidemia) 및 프로피온산혈증(PPA: Propionic acidemia) 환아를 위한 MPA 2단계 제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페닐케톤뇨증(PKU) 환아를 위한 PKU 분유에 이어 12년 만에 선보인 것이다.PKU 환아들의 부모모임 회장인 정혜진 씨는 "특수분유는 수만 명 중 한 명 비율로 발생하는 특수질환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그 동안 한 캔에 5만~6만 원대의 고가 수입 분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수익성이 없어 회사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이렇게 소수의 환아들을 위한 특수분유를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들은 식이관리를 하며 특정분유를 평생 먹어야 하지만, 특수분유 개발 및 생산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여 3세까지 먹을 수 있는 1단계 제품만 개발돼 있었다. 이 때문에 4세 이상의 환아를 위한 2단계 제품 출시는 수년 간 환아와 환아 부모들의 큰 숙원사업이었다. 이번에 PKU분유에 이어 MPA분유까지 2단계 제품이 개발되고 생산됨에 따라, 기존에 '착한 분유'라 부르던 특수분유를 이제는 '착한 식품'이라 부를 수 있게 됐다.MPA 2단계 제품을 먹어야 하는 환아는 국내 단 17명. 이들이 연간 1500캔 정도를 사용하고 함께 생산한 나머지 제품은 전량 폐기 처분하게 되는데, 그 수량이 약 8000캔 이상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다른 9종 제품 모두, 생산량의 약 15~30%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유통기한 등의 이유로 사용할 수가 없다. 매일유업은 특수분유 생산을 위해 지금까지 모두 수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면서도 모든 아이들이 다 건강하게 자라길 바랐던 김복용 선대회장의 유업을 이어받아 12년째 생산하고 있다.매일유업 김희정 분유팀장은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르는 임무와 책임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며 "특수분유 제조는 물론, 다문화 가정 및 북한 이탈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무상 분유 지원 사업, 육아 지원 및 출산장려활동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충남 아산에서 PKU환아들을 위한 11번째 'PKU가족캠프'가 열렸다. 매일유업은 자체 설립한 진암사회복지재단과 함께 매년 경비 및 음료 등을 후원하고 있으며, 2010년 PKU환아를 위한 저단백즉석밥(햇반)제품을 출시한 CJ에서도 작년부터 함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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