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반영해 가격 내리자, 개발사는 오히려 가격 인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일본에서 유학 중인 강민성(29)씨는 애플의 일본 앱스토어를 이용하다가 횡재한 기분을 느꼈다. 애플이 각국 환율을 반영해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하면서 일본 앱스토어에 올라 온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강씨는 일주일 전만 해도 115엔(약 1500원)이던 유료 앱을 360원 가량 저렴해진 85엔에 내려받을 수 있었다.#미국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우예지(28)씨는 앱스토어를 둘러보다가 갑자기 앱 가격이 오른 것을 발견했다. 애플이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하면서 일본 앱 가격을 내리자 개발사들이 인하분만큼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본 앱스토어 가격만 올렸지만 이후에는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앱스토어에서도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우씨같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우씨는 앱 개발사의 얌체 상술에 볼멘소리를 했다.애플이 일본, 호주, 스위스의 앱스토어 가격을 일제히 내렸지만 개발사들이 구멍을 만들어 빠져나가면서 그 불똥이 다른 사용자들에게로 튀고 있다.현재 애플은 나라별로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데 개발사는 각국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면서 달러로 가격을 책정한 뒤 이를 현지 화폐로 환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존 정책에 따르면 0.99달러는 115엔, 0.69파운드, 1.19호주달러에 해당한다. 환율과 세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자 애플은 화폐 가치를 반영하는 쪽으로 기준을 재조정했다. 이에 따라 영국, 노르웨이, 멕시코는 오히려 앱 가격이 올랐다. 일본의 경우 기존에 0.99달러는 115엔이었지만 이번에 85엔으로 가격이 재조정됐다.앱스토어 가격이 오른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왔던 일본, 호주, 스위스 사용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앱 개발사들이 이 상황을 이용해 앱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애꿎은 이웃 국가 사용자들로 불똥이 튀고 있다. 코나미, 케이브 등 게임 앱 개발사는 일본 앱스토어에서 도돈파치, 리서렉션 등 앱 가격을 올리면서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앱스토어에 올라 온 앱 가격도 함께 인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115엔짜리 앱이 85엔으로 떨어지자 일본 앱스토어에서 앱 가격을 아예 115엔으로 올린 뒤 미국 앱스토어에 있는 앱 가격까지 함께 올리는 식이다. 미국 사용자들은 불과 며칠 사이에 이유 없이 앱 가격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개발사들이 슬그머니 앱 가격 올리기에 나서면서 다른 국가 사용자들도 기존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앱을 구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개발사들은 애플측과 매출을 3대7의 비율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 앱 가격이 올라가면 개발사에 돌아오는 금액도 함께 늘어난다. 중소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국가별로 앱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개발사의 자유 의지"라며 "가격을 마음대로 재조정해도 문제될 것이 없으며 이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들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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