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위아가 사보 최근호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임흥수 대표의 ‘CEO메시지’를 빼고 올려 뒷말을 남기고 있다.‘CEO메시지’는 지난해 부임한 임 대표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사보에 개설한 코너로, 매번 사보가 발행될 때마다 그의 글이 게재됐다. 또한 임 대표는 격월간으로 발행하던 사보를 월간 발행체제로 바꾸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글은 전자 사보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돼 현대위아의 기업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에게 학습자료로도 활용됐다.그런데, 현대위아는 최근 홈페이지에 등재한 사보 7월호에서 임 대표의 메시지를 빼 버린 채 공개했다. 목차에도 들어있는 글이 삭제된 것이다.이에 대해 회사측은 “이번 호에는 회사 각 사업부에 당부하는 내용이라 외부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보는 회사 내부 문건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일견 일리가 있는 설명이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이와 다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현대위아는 지난 2월 상장한 뒤 주가가 고공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때부터 회사가 공개하는 정보는 주가에 도움이 되는 것들에만 한정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더군다나 임직원, 고객사 등에는 책자로 배포되는 사보의 내용을, 보안이라는 이유로 인터넷에서만 뺀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가 관리에 도움이 안된다면 무엇이던지 감춰야 한다는 의식 때문이 아니냐는 설명이다.그런데, 같은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위아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은 최근호 사보에 자신의 명의로 된 ‘공정거래 자율준수 선언문’을 실었고, 더 나아가 선언문 전문을 회사 홈페이지 배너에도 띄워 접속자들이 모두 볼 수 있게 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09년 5월에도 공정거래 준수에 관한 기고문을 써 임직원들의 참여를 강조한 바 있다.자칫 회사에 누를 끼칠 수도 있는 글이지만 정 사장은 이를 공개함으로써 공정거래 준수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강력하게 보여줬다며 호응을 이끌어냈다.재계 관계자는 “현대경영에서 CEO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CEO의 발언과 제스처는 기업 경영의 지향점과 목표가 되기 때문에, 임직원은 물론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모두 CEO의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을 쓰는게 사실”이라면서 “상장기업이 된 현대위아는 비록 사보 내용 하나를 감춘 것이 사소한 것 아니라고 보겠지만, 이런 작은 것조차 숨기는 기업을 언제까지 투자자들이 신뢰를 해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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