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풍산개>를 제작하고 <아리랑>을 연출하며 영화계에 복귀한 김기덕 감독이 15일 전날 발표한 성명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오전 언론 매체에 전자우편을 보내 전날의 성명서가 대작 영화들의 스크린 독과점과 사전 유료 시사를 통한 변칙 개봉을 비판한 것이며 제자이자 후배인 장훈 감독에 대한 인신공격의 의미는 전혀 없었음을 강조했다. 김기덕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 고하는 김기덕 감독의 외침’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멀티플렉스의 의미가 여러 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자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하며 지금 우리 극장 문화가 그러한지 되물었다. 그는 “인터넷을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어렵게 갔는데 다른 영화가 없어서 할 수 없이 걸려 있는 두 세 개 중 하나의 영화를 본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덕 감독은 성명서에서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 개봉일을 앞당기고 사전 유료시사를 해서 기 개봉작들의 상영관을 빼앗아 간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보낸 전자우편에서 “<퀵>이라는 영화도 서로 경쟁하다 앞당길 걸로 알고 있다. 그 영화들이 사전 유료 시사로 잡은 극장들은 보통 저예산 영화들이 꿈도 꿀 수 없는 숫자이고 이건 분명히 잘못 됐다”고 비판했다.김 감독은 “그 안에서는 피해를 보는 영화들은 개봉 룰을 지키며 노심초사하는 작고 힘없는 영화들”이라며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극장 수와 관객 수가 정말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영화 제작기간이 10년이라는데 지금 사전 개봉하는 영화들이 그 정도로 고생했나? <풍산개>도 영화 15도에서 얼어 죽기를 각오하고 찍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문화의 일방적인 조종이고 결국 국민은 단순 문화의 노예로 가는 것”이라면서 “정부도 영화인도 언론도 관객도 아무도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특히 당사자인 이름 있는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이 심각한 사실을 외면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트랜스포머3>가 전체 스크린 수 가운데 60% 이상을 독차지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에서도 10% 좀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극장 규모보다 큰 제작비를 들였다면 아시아 또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이렇게 한국 극장을 독식하는 건 다른 중·저예산 영화의 씨를 말리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고 어느 순간 수술이 불가능해진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남겼다.김 감독은 또 전날의 성명서가 장훈 감독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성명서에 대해 개인의 인신공격성으로 기사를 쓰는데 불구경 하는 마음으로 쓰지 말고 다시 잘 읽어 보기 바란다”며 “분명히 진심으로 개봉을 축하했고 그들이 떠날 때 해체된 돌파구 멤버를 다시 살려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이것이 어떻게 인신공격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나 <풍산개>나 우리 민족의 고통스런 전쟁의 아픔에 대한 것”이라며 “왜 영화 안에서 평화를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영화 밖에서는 투견장을 만드는가? 칸에서 <아리랑>을 본 사람 중 진정한 의미를 전한 사람이 있는가? 상을 준 일곱 명의 심사위원이 인신공격 상을 준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한편 지난 칸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부분 상을 수상한 <아리랑>은 9월 이후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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