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서프라이즈." 통계청이 '6월 고용통계'를 내놓은 어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시작하면서 꺼낸 말이다. 그는 취업자가 5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이례적"이라 해석했다. 같은 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한 세미나에서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청년실업률이 너무 높다지만 이는 전 세계적 동향"이라며 "우리는 오히려 낮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 정부를 평가하는 데 '오해'가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두 장관의 말을 들으면 우리의 고용 사정은 큰 걱정이 없어 보인다.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최근 들어 고용 사정이 놀랍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정책의 열쇠를 쥔 핵심 경제장관들의 이 같은 인식은 고용 현장의 체감과 일치할까. 6월 고용통계를 보면 고용 사정의 큰 흐름은 나아지고 있는 게 맞다.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2000명 늘었고 고용률은 60.3%로 0.5%포인트 올랐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같은 기간 7.6%로 0.7%포인트 하락했다. 그렇지만 고용지표에 돋보기를 대면 '놀랍다'는 말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고용의 질부터 그렇다. 47만명 이상 늘어난 취업자 중 50대가 30만6000명, 60세 이상이 15만2000명으로 이들이 97%를 차지한다. 20대는 오히려 8만3000명 줄었고 30대도 7000명 감소했다. 또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5만3000명 감소했고 구직 단념자는 늘어났다. 은퇴 연령층이 주도하는 취업 증가세는 경기 회복에 따른 온전한 일자리 창출로 보기 어렵다. 여기에 청년층 취업 감소 현상은 고용시장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상대적으로 실업률이 낮다는 최 장관의 주장에도 함정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64.8%인 우리의 고용률은 실업률이 하늘을 찌르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다. 70% 대의 일본이나 호주는 물론 67%의 미국보다도 낮다. 특히 청년고용률은 43.9%에 불과하다. 허점 많은 실업률 통계를 보완하고 체감실업률을 반영할 보조 지표가 필요하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정책을 실기한다. 박 장관의 '서프라이즈'나 최 장관의 '오해'라는 말을 들으면 청년백수들은 이렇게 대꾸할지 모른다. 그래, 불평 말고 계속 쉬라고?<ⓒ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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