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수십 년 간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생산을 늘리던 미국 제조업체들이 자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중국의 임금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운송비 증가로 중국이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 효율성이 훨씬 높다는 점도 미국 제조업체들이 귀환하는 이유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물쇠 제조업체 마스터락은 미국 공장 생산을 늘리면서 지난 2년 동안 직원을 78명 늘렸다. 미국의 노동력이 여전히 중국보다 6배 가량 비싸지만 미국 공장의 생산속도가 중국 공장보다 30배 가량 빨라 미국서 생산하는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밥 라이스 부사장은 "생산 속도가 빠른 미국 공장의 기계를 사용하면 중국에서 필요한 인력의 6분의1로도 같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운송비 등을 더하면 중국보다 미국에서 자물쇠를 생산하는 비용이 더 싸다"고 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등도 미국 공장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기기 제조업체 GE는 지난 2년간 미국서 직원을 200명 이상 늘렸다. 또 향후 3년 동안 공장 등 설비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직원을 1000명 추가 고용해 미국 생산 비율을 현 33% 수준에서 4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787 드림라이너 생산의 상당한 부분을 외부 업체에 맡긴 결과 인도 시기가 3년이나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자국 생산을 늘리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을 하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의류업체들도 임금 인상으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의류업체 캐런케인은 생산 80%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전환했다. 이처럼 미국 제조업체들이 자국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임금이 상승한 게 주된 원인이다. 컨설팅전문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임금이 연간 15~20% 상승한다면 2015년에는 양국 간 제조업 임금 수준이 비슷해 질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선박이나 비행기를 이용한 제품 운송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국에서의 생산 매력이 떨어졌다. 현지 생산을 감독하기 위한 직원 파견, 운송 지연을 대비한 재고 축적 등의 문제도 있다. 캐런케인의 마이클 케인 마케팅 이사는 “미국에서의 생산 비용을 계산해본 결과 중국에서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품질 저하, 운송 지연, 원단 가격 상승 등으 영향으로 중국 생산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경기침체동안 전체 14.6% 해당하는 200만개 일자리 사라졌던 미 제조업계에는 희소식이다. 현재 미국 제조업계 일자리는 1170만개로 미국 정부가 경기침체 종료를 공식 선언한 2009년 6월보다 3만4000명 감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제조업체들이 자국 생산을 늘리고는 있지만 일정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추세가 미국에서 100% 생산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라이스 마스터락 부사장은 “미국 제조업체들은 미국 생산에 제한선을 만들어 놨을 것”이라면서 “생산비용이 어느 선을 넘어서게 되면 베트남과 태국 등 중국보다 노동력이 값싼 국가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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