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 부자들이 몰리는 곳은 따로있다

[골드메이커]거액 자산가들, 도심 고급주택 선호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잠시 눈을 감아보세요. 만약 여러분이 현금 30억원 정도 갖고 있는 자산가라고 가정하고 먼 훗날 살고 싶은 동네와 주택을 마음속에 한번 그려보세요.”얼마 전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의, 소위 ‘베이비 부머’라고 불리우는 중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투자 강연 때 불쑥 이런 질문을 던졌다. “먼저 빽빽한 고층 아파트를 마음 속에 그리신 분 손들어 보세요? 그렇다면 두번째로 가슴 속까지 탁 트이는, 넓은 정원이 딸린 고급 단독주택이나 빌라에서 살고 싶은 분들 손들어 보세요?100여명의 참석자들 중 1~2명을 제외한 모든 분들이 활짝 웃으면서 두번째를 선택했다. 이들은 심적으로나마 재테크, 자녀 교육 등이 아니라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나 먼 훗날도 또 살게 될, 도심 속의 고층 아파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다. 즉 나이가 들어 은퇴를 앞둔 중년에 접어들수록 ‘숨막힌 도심속의 시멘트 벽’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웰빙을 누릴 수 있는 전원 속의 내 집’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기 좋은 지역의 집을 마음속으로 그리워하고 있다. 근래들어 도심과 가까운 타운하우스와 기반시설과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한 신도시내 단독주택지가 뜨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나 마음 속으로 ‘숨막힌 도심속의 고층 아파트’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웰빙을 누릴 수 있는 전원속의 마당있는 집’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자녀교육과 재테크 등 여러 이유로 말미암아 아파트를 고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남편: 은퇴도 얼마남지 않아 시골로 내려가 농사나 지을려고 합니다. 전원주택도 괜찮구요. 대표님, 좋은 곳 좀 추천해 주세요”부인: 당신 혼자 내려가세요. 전 애들하고 여기서 백화점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고 같이 살래요. 대개 집 문제로 상담차 필자를 찿아오는 부부들을 보면, 필자 면전에서 의견 조율이 안되서 다투는 경우가 많다. 보다 현실적인 여자들 입장에서는 낭만적인 남편들의 한가로운(?) 소리에 입을 삐쭉 내미는 게 다반사다.◆부동산 침체에도 고급 주택시장 선전중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고급 주택시장은 조용히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도심속 고급 단독주택과 빌라등이 많이 포진해 있는 한남동과 평창동,성북동 ,구기동, 방배동과 조망권과 쾌적성을 내세운 남산 부근 등이다.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해당지역의 주택에 관심을 보이면서 회사를 방문하는 분들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해 구매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도 이에 따라 일반주택 분양의 경우 미루거나 축소하는 반면, 고급주택 분양에는 한층 더 정성을 쏟는 ‘부자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자산을 불리는 단계를 지나 이미 형성한 자산을 관리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도심에 있으면서도 쾌적하고 사생활이 보호되는 그들만의 주거단지가 생기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특성이 있다. 분양 전 고분양가로 인해 고전을 예상했던 보증금 25억원, 월 임대료 430만원짜리 ‘한남더힐’ 임대아파트가 금융위기 직후 평균 4.3 대 1(최고 51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순위내 청약이 마감됐을 정도다.◆도심속 고급주택 인기는 세계적 추세전통적으로 부자들은 단독주택이나 교외의 타운하우스를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부자들이 선호하는 주거트렌드는 편리한 도심속의 고급주거지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를 참조해보면, 도심 고급주거지가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다. 교외주택에 살던 은퇴 계층들이 외곽에 위치한 단독 주택을 관리하기 어려워진데다 도심의 문화시설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도심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중동, 인도 등의 수퍼 부유층들도 고급주택 수요자로 등장하면서 교외의 대저택 보다는 편리성을 강조한 도심의 고급주택으로 몰리고 있다. 또 산업구조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IT. 금융, 법률 등 사무실 수요가 많은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함께 창의성이 중시되는 지식산업사회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줄여 그 시간을 자기계발에 사용할 수 있는 도심 주거지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간 절약을 중요시하는 맞벌이 부부의 선호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소득 양극화에 따라 주택 수요도 양극화를 동시에 심화시키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중산층의 붕괴로 신빈곤층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신부유층도 증가해 오히려 고급주택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고액 자산가들이 원하는 주택 유형이 ‘단독주택→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를 거쳐 최근 도심과 가까운 타운하우스나 저층 고급빌라, 단독주택 등으로 조금씩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앞으로는 시간이 갈수록 환경적인 요인이 더욱더 중요시돼 ‘편의시설이 뛰어나고 웰빙 생활이 가능한 도심속 고급주택’ 등이 외곽에 위치한 주택보다 선호될 수 밖에 없다.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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