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호흡기계 질환에 항생제 처방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여전히 많아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는 서울·경기 지역의 의사 35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호흡기계 질환의 항생제 처방에 대해 조사결과, '급성 호흡기계 질환에 항생제 처방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여전히 높았다고 17일 밝혔다.호흡기계 질환별로는 급성 코인두염에서는 5.7%에서는 '그렇다'라고 응답한 반면 급성 부비동염에서 항생제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4.2%, 급성 편도염 84.1%, 급성 기관지염에서 64.3%로 높았다. 급성 인두편도염과 급성 기관지염은 80% 이상이 바이러스 원인이라 항생제 효과는 미미하다. 때문에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 내성이 증가해 약제비 상승은 물론 치료 가능한 대상의 폭을 줄이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급성 인두염 환자에 대해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는 편이라는 응답비율은 17.3%, 급성기관지염에 대해서는 38.5%로 집계됐다.아울러 항생제 처방을 신중하게 하는지를 묻는 항목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53.5%, '약간 그렇다'는 응답이 44.8%로 90% 이상이 신중한 고려 후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답했다. 환자가 항생제 처방을 거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가 2%, '약간 그렇다'가 41.4%인 반면, '그렇지 않다'가 44.2%, '전혀 그렇지 않다'는 11%였다.항생제를 처방할 때 참고하는 자료는 학회, 연수교육, 학술지(38.8%)와 진료지침(25.5%)인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에서 항생제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는 원인으로 49%가 '질병의 빠른 치유를 위해서'란 이유를 1순위로 꼽았고, '환자들이 원해서'를 1순위로 꼽은 응답자는 28.6%였다.또한 항생제를 적정하게 사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환자들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43.3%, '임상진료지침 개발'이 26.9%, '항생제를 적정하게 사용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9.1%를 차지했다.이와 관련 외국에서는 항생제 내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성 부비동염, 급성 인두염, 급성 편도염, 급성 기관지염에서 항생제 사용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근거를 마련,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고 72시간 혹은 10일 관찰하는 한편 증상이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있을 경우에만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심사평가정책연구소 측은 "급성 인두편도염, 급성 기관지염 등 급성 호흡기계 질환에서는 항생제 효과가 미미한데도, 항생제 처방이 효과적이라는 응답이 여전히 높게 나왔다"며 "의사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항생제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과 사례에 대한 진료지침 개발이 시급하다"면서 "환자들에게 항생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항생제 사용에 대한 문화를 정착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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