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다]女 잡은 려(呂), 엘라스틴 신화 깼다

②아모레퍼시픽, 샴푸의 새강자여성 탈모관리 한방샴푸 과감한 도전올 4월 샴푸 단일 시장서 '엘라스틴' 제치고 1위[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은 국내 프리미엄 샴푸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1년 출시 후 3년 만에 국내 샴푸·린스 시장 1위로 뛰어올랐다. 엘라스틴은 지난 4월말까지 7년 동안 철옹성같이 왕좌를 지키며 샴푸시장을 지배했다.그러나 샴푸시장의 '빅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려(呂)'라는 새로운 '혜성'이 등장하면서 샴푸ㆍ린스 시장의 대폭발이 시작된 것. 2008년 출시된 '려'는 폭풍 같은 성장을 거듭하며 샴푸 단일 시장에서 엘라스틴을 1.9%포인트 차이로 뒤집었다. 또 샴푸·린스를 합친시장에서도 엘라스틴을 3%포인트 차이로 맹추격 중이다.

▲브랜드별 '샴푸' 단일 시장 점유율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엘라스틴' 하나로 1300억원을 벌어들였다. 샴푸ㆍ린스 시장에서 점유율은 19.5%이며, 출시이후 지금까지 팔린 누적판매량은 2억5000만개에 이른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1인당 5개 이상을 사용한 셈.엘라스틴은 유니레버의 '도브'와 P&G의 '팬틴' 등 외국 샴푸가 주도하던 프리미엄 샴푸시장에서 한국인의 감성을 사로잡으며 샴푸의 대명사로 성장했다.

▲샴푸 단일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려(呂)'가 7년 동안 독주한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을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샴푸ㆍ린스 시장은 '탈모관리'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인해 빠르게 변했다. 실업난에 경제위기, 취업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국내 탈모인구는 지난해 1000만명 수준으로 늘면서 이를 겨냥한 한방샴푸가 시장을 변화를 끌어가기 시작했다. 환경의 변화가 샴푸ㆍ린스 시장 '빅뱅'의 단초가 된 것. 전조는 두리화장품의 '댕기머리 샴푸'였다. 엘라스틴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기'에 익숙하던 소비자들에게 진한 '한약'향의 댕기머리는 다소 낯설었지만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지키려는 의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향기'를 포기하고 한방샴푸를 손에 쥐게 만들었다.댕기머리가 터를 닦아둔 자리에 아모레퍼시픽이 '려'라는 씨앗을 뿌렸다. 아모레퍼시픽은 탈모 환자 추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10년간의 끊임없는 연구 끝에 려를 내놓았고, 의약외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으며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이 같은 전략이 먹힌 탓일까,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려는 올 4월에는 샴푸 단일 시장에서 18.1%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꿰찼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2.3%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던 려가 단숨에 두 계단을 뛰어오른 것이다.'탈모'하면 떠오르는 남성에서 벗어나 여성을 겨냥한 점, 디자이너 정구호가 직접 디렉팅한 고급스러운 용기 디자인, 1대1 탈모 컨설팅과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 등이 출시 3년 만에 시장 1위로 올라선 동력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미장센'이 꾸준히 엘라스틴에 이은 2위를 기록했지만 엘라스틴의 뒤를 따랐다는 점에서 '혜성'으로 평가되지 못했지만 그길을 같은 회사의 려가 이뤄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려(呂)'(사진 왼쪽)와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다만 아직 7년 아성의 엘라스틴을 무너뜨리기에는 '반걸음' 부족하다. 샴푸와 린스를 합친 시장에서는 여전히 엘라스틴이 19.1%(올 4월기준)로 1위를 지키고 있고, 려는 16%로 미장센(16.7%)에 이은 3위다.업계 관계자는 "샴푸하나를 둔 시장 집계라 하더라도 려가 엘라스틴을 뒤집은 것은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며 "앞으로 탈모관리에 초점을 둔 샴푸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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