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세계 최대 종이 소비국으로 자리잡은 중국에서 한솔제지의 틈새시장 공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북미나 유럽의 세계적인 제지사들이 현지업체와 경쟁에 밀려 중국시장에서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는 상황에서 한발 앞선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한솔제지는 지난달부터 세계적인 완구업체 H사에 월 1000t 규모의 산업용지를 공급중이다. 계약물량 자체가 큰 수준은 아니지만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이 산림경영인증(FSC)을 받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다. 이 인증은 UN 산하 환경개발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제도로 나무와 관련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산림을 덜 해쳤는지를 따져 받을 수 있는 친환경마크의 일종이다.생산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비인증제품에 비해 10% 정도 가격이 비싸지만 이미 일부 선진국에선 FSC인증이 없는 제품을 쓰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미 인쇄용지 분야에선 국내외 상당수 기업이 이 인증을 받았지만 산업용지까지 이 인증을 확대한 건 한솔제지가 처음이다. 중국 내 최대제지업체로 꼽히는 APP는 아직 이 인증이 없다.한솔제지 중국지점을 맡고 있는 김태수 지점장은 "H사를 비롯해 중국에 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 모두가 FSC인증과 같은 환경관련 규제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다"며 "완제품의 포장용도로 많이 쓰이는 만큼 단순히 가격이나 품질에서 나아가 인체유해성 여부가 제품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판단기준으로 부각했다"고 설명했다.최근 반도체칩 운송과정에서 자주 쓰이기 시작한 캐리어테이프(CT)라는 산업용지도 한솔제지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사례. CT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미세한 크기의 반도체칩을 포장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 종이다. 기존까진 플라스틱을 이용했지만 한솔이 처음 종이를 이용해 가능케 한 제품을 만든 셈이다. 김 지점장은 "일부 일본제지업체서도 CT를 만들었지만 원가경쟁에 밀려 현재는 한솔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최근 중국 내 가전제품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CT 수요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한솔이 중국에 수출한 인쇄용지는 3만6000t으로 전체 생산량의 13% 수준, 제품포장 등에 쓰이는 산업용지의 경우 5만4000t으로 19% 수준이다. CT의 경우 5300t으로 전체 물량은 적은 편이지만 85%를 차지할 만큼 중국 내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지난해 중국시장 매출액 975억원에서 올해 1050억원, 내년 1160억원 등 두자릿수 이상 성장키 위해선 이처럼 한발 앞선 기술력있는 제품 수요를 늘리는 게 우선목표다. 김 지점장은 "범용제품의 경우 미국, 유럽의 세계적인 제지업체들도 중국에서 물러났을 정도로 현지업체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며 "FSC인증제품 등과 같이 특화된 제품을 통해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전(중국)=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최대열 기자 dychoi@<ⓒ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최대열 기자 dychoi@ⓒ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