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 '아이클라우드', KT '올레톡'처럼 휴대폰 제조사에 이어 이동통신사까지 무료 메신저를 출시하면서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영토전쟁이 시작됐다.모바일 메신저 시장 공략에 나선 이통사에 맞서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원조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제조업체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울며 겨자 먹은' 이통사 "시장 빼앗자"=모바일 메신저 때문에 문자메시지 수익 감소를 고민해 오던 이통사들은 아예 무료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들을 빼앗는다는 전략이다.KT는 지난해 9월부터 개발에 들어가 이달초 올레톡을 출시했고, LG유플러스도 같은 기능을 담은 '와글'을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연내 비슷한 메시징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에 카카오톡 등 무료 메신저에 부정적이었던 이통사가 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문자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면 차라리 자체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들의 마음이라도 얻겠다는 계산에서다.한 통신사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수익이 사실상 정체 상태"라며 "어차피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무료 메신저가 통신사 수익을 잠식하고 대세로 자리잡는다면 차라리 우리가 내놓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가입자들의 호감도를 높이고 계속 우리 고객으로 잡아두려는 차원"이라고 했다.◆원조 메신저 업체 "절대 안뺏겨"=무료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해 온 업체들은 이통사 등 새로운 라이벌들에 기존 시장을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와 제조사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 수성은 물론 멀찌감치 달아난다는 전략이다.가입자수 1500만명을 확보한 카카오톡은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에 이어 오는 7월에는 블랙베리 운영체제(OS)에 맞는 버전도 내놓는다. 현재 삼성전자 자체 OS '바다'용 카카오톡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과도 협력 중이다.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100가지 기능 개선에도 들어갔으며 향후 태블릿PC, 스마트TV용 버전도 출시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오가며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엔스크린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3~4분기에는 일본에 카카오톡을 출시하며 향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카카오톡 관계자는 "이통사, 제조사, 다른 개발사들을 경쟁자로 생각할 경우 방어에만 치중하느라 오히려 가입자를 빼앗기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우리만의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서비스 강화 차원"…제조사는 '느긋'=이통사는 기존 시장 공략, 원조 메신저 업체는 수성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애플 뿐만 아니라 국내 휴대폰 업체 팬택이 이미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미'를 통해 무료 모바일 메신저를 제공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이통사처럼 전통적인 문자메시지 수익원을 빼앗길 염려도, 모바일 메신저 업체처럼 새롭게 개척한 시장을 빼앗길 우려도 없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무료 메신저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기 보다는 단순히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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