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률의 올댓USA]미국은 지금 추신수 열풍

추신수(29·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미국 내 인기가 더 높아졌다. 시즌 초반 성적 부진과 음주운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는 한인들이 늘어났다. 시원스런 어시스트 송구에 미국인들도 환호하고 있다.5월말 탬파베이 레이스를 비롯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전에는 한인들이 평소보다 2~3배 많은 2~300여명이 찾았다. 특히 탬파베이전(5월28~30일)에서는 최소 5시간 이상 걸리는 타 지역 교포와 유학생이 대거 방문,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모습은 한인들이 드문 캔자스시티에서도 자주 목격됐다. 지난 2년 동안 20-20(홈런-도루) 클럽을 달성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추신수는 이같은 한인들의 관심에 놀란 표정이다. 그는 "올핸 시원스런 타격을 못하고 있고 불미스런 일까지 저질렀는데 요즘 들어 경기하다 보면 한인들 모습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고 겸연쩍어 했다. 그러면서 "한인들이 많이 찾아주시니까 괜히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고 좋더라. 뭔가 뿌듯한 느낌이다"라고 속마음도 드러냈다.올해 들어 미국내 한인들이 추신수 경기를 많이 지켜보는 건 지난 2년간의 활약 때문이다. 동양인 최초로 20-20을 2번 연속 기록한 게 추신수의 이름을 알리는데 큰 몫을 차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팬들이 늘었다. 명실상부한 스타에 대한 관심이다.음주운전도 한 몫 거들었다. 오히려 음주운전이 20-20 활약보다 더 많은 관심을 유도했다. 구장은 물론 한국 식당에서 만난 한인들은 "잘못한게 틀림없지만 차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대리 운전도 쉽지 않은 미국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추신수를 동정했다. 경찰의 동영상 공개는 한인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움직였다. 음주운전을 한 다른 선수들에게선 볼 수 없는 동영상 공개에 '차별아니냐'며 마음 고생이 심했을 추신수를 위로했다. 미국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을 겪었던 한인들이 분개한 것이다.
추신수는 동정을 응원으로 연결시킨 미국 한인들의 큰 관심에 어쩔 줄 모르고 있다. 추신수는 "늘 고마웠지만 최근 들어 교포와 유학생들이 보여주는 관심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팬들이 없다면 일어서기 힘들었을 것이다. 올해 정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마침 추신수는 음주운전 후 9경기(5월13~23일)와 6경기(5월25일~6월1일) 연속 안타를 치면서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에 홈런 단 한 개에 그쳤지만 서서히 식었던 타격감이 달궈지고 있는 요즘이다. 본인 역시 "확실히 몸에서 느껴지는 게 다르다. 급작스럽게 좋아지긴 어렵겠지만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며 부활에 대한 자신감을 확신했다.추신수의 인기는 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추신수는 5월30일 탬파베이전에서 외야 펜스 앞에서 잡은 2루타성 타구를 잡아 2루에서 타자를 아웃시키는 강하고 정확한 송구로 미국 야구팬들을 매료시켰다. 원정팀 선수가 홈런을 치면 야유하기 마련인데 추신수의 멋진 송구에 상대팀 팬들도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올시즌 어스시트 7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선두를 지킨 추신수의 어깨를 클리블랜드 홈팬 뿐만 아니라 타 팀 팬들도 알아보기 시작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이제 본격적인 여름이다. 여름은 추신수에게 힘이 되는 계절이다. 추신수는 지난 2년 동안 여름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시즌 초반의 시련을 통해 거듭난 추신수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호쾌한 타격을 선사할 지 지켜볼 일이다.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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