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1000억 전기차 사업자로 선정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 심사서 최고 점수...소형차에서 준중형으로 무게 이동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향후 3년간 최대 1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정부의 준중형 전기차 개발 사업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시장도 기존의 소형차 중심에서 준중형으로 빠르게 이동할 전망이다.31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은 지난 27일 회의를 갖고 '차세대 전기차 기반 그린수송시스템' 사업자로 현대차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략기획단은 이같은 결과를 30일 지경부에 전달했으며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으면 최종 사업자로 현대차가 낙점된다. 정부 관계자는 "소형차에 집중된 전기차 기술력을 준중형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이번 사업에는 르노삼성, GM대우 등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기술력이나 마케팅에서 현대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190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3년간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연구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번 국책 사업에는 충전시스템 등 인프라 연구 개발도 포함됐지만 준중형 전기차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현대차가 정부 지원금의 상당 부분을 제공받을 것임을 시사했다.현대차와 정부가 손을 잡으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도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 해 현대차는 기아 모닝급의 국산 전기차 1호 '블루온' 30대를 시범 생산한데 이어 올해 200여대를 추가 생산해 공공기관에 판매한 뒤 단종키로 했다. 기아차는 내년에 모닝 후속버전의 전기차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를 2000여대 양산할 예정이다. 조용석 국민대 교수(기계자동차공학부)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략이 기아차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현대차가 준중형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소형차는 기아차, 준중형은 현대차가 주도하는 투트랙 전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자 선정은 외산 주도의 준중형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의미도 있다. 당장 르노와 GM이 르노삼성과 한국GM을 통해 준중형 전기차 SM3와 볼트를 국내에 선보일 태세여서 자칫 주도권을 외산에 빼앗길 것을 정부는 우려해왔다. 결국 정부가 현대차를 낙점한 것은 이같은 공세를 차단해 국내 시장을 지키고 해외 진출을 노리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도 당장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면서 점차 전기차로 이동하는 기회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정부의 사업자 선정은 현대차가 보다 책임감을 갖고 전기차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한국산업마케팅연구소의 '차세대 전기차 사업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5년 300만대에 이른데 이어 2050년에는 전체 신차 시장의 최대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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