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연기금 주주권 행사 “걱정할 것 없다”19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 정부 정책에 대한 반응 없이 끝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창환 기자, 오주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일 불과 두 시간여 만에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와 관련한 정 반대의 발언을 해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신 회장은 이날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 후 대한통운 인수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기존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기존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이어 인수전 참여를 제대로 홍보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제대로 하겠다”고 답해 본입찰 참여를 사실상 인정했다.하지만 신 회장은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났을 때에는 동일한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으로 답해 인수 포기에 무게를 싣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하기도 했다.대우인터내셔널에 이어 또 다시 인수전에서 신 회장과 맞붙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일관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채 “날씨가 참 좋다”는 말만 남기고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전경련 수장인 허창수 GS 회장은 회의 분위기에 대해 “화기애애 했다”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야 걱정할 게 어디 있느냐. 잘 되면···”이라고만 말해 정부와의 대립각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회장도 정부의 유통가격 인하 압박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이날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재계 총수들은 신 회장이 마련한 특별한 만찬상을 대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호텔 신관 35층에 위치한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링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진행된 만찬은 행사 호스트인 신 회장이 메뉴에는 없는 특별히 주문한 코스요리로 채워졌으며, 요리와 함께 제공된 와인 역시 신 회장이 특별히 주문한 프랑스산 최고급 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행사장을 지원한 호텔 직원은 “박수 소리가 밖에서도 들릴 만큼 분위기도 좋았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회의는 초과이익공유제, 연기금 주주권 행사, 통신요금 인하 및 세무조사 등 재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강한 시기에 열려 허창수 회장의 전경련이 재계의 상황과 입장에 대해 강하게 요청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관심이 쏠렸다.하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불참하는 바람에 무게감이 떨어진 데다가, 참석한 총수들도 민감한 내용은 논의 자체도 하지 않아 맥 빠진 시간만 가진게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회장단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대기업 때리기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또한 연기금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주주인데 주주가 주주권을 행사하는데 반대할 사람이 없다”며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나올 내용을 더 보고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정 부회장은 “현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평가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이날 회의에는 허창수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이 참석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이창환 기자 goldfish@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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