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전·현직 장·차관 4명 한 지붕아래 근무...진풍경[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자리한 농수산물유통공사 aT센터. 최근 이 곳에 전·현직 농림수산식품부 장·차관 4명이 한꺼번에 출퇴근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서규용 농식품부 장관 내정자(42대 농식품부 차관)를 포함해 정운천 한식재단 이사장(57대 농식품부 장관), 장태평 미래농수산실천포럼 회장(58대 농식품부 장관), 하영제 aT 사장(49대 농식품부 차관) 등 4명이 그 주인공이다.서 내정자는 지난 6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이 곳 aT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농식품부의 현안 업무보고를 받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등 장관 직무 수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내정자 지명 전에도 이 곳 7층에 사무실을 두고 로컬푸드운동본부 회장으로 활동했다. 정운천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지원하는 민간단체인 '한식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으면서 이 곳 9층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2008년 8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시위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지만 한식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농업정책' 현장으로 복귀하게 된 것.
▲ 왼쪽부터 서규용 장관 내정자, 장태평 전 장관, 정운천 전 장관, 하영제 전 차관
또 장태평 전 장관은 지난달 초부터 aT센터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더푸른미래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농수산 선진화를 위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데 앞장서 오다 지난달 초 이 재단을 구체화 한 '미래농수산실천포럼'을 운영하면서 이 곳 13층에 입주했다. 이 포럼을 통해 10년 내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100명의 농어업 CEO를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하영제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aT 신임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6층 사장실을 지키고 있다. 그는 차관 시절 aT를 농수산물 수출전문기관으로 정립하고 식품산업 육성 등 한식세계화를 위한 사업기반을 마련했으며 사이버거래소를 통해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는 등 aT와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다.이렇듯 aT센터에선 한 부처에서 장·차관을 지낸 4명의 거물(?)들이 한 건물에 들어 앉아 업무를 보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2002년 11월 개관한 aT센터는 농식품 전문 무역전시장으로 농업관련 행사 뿐만아니라 각종 대규모 행사가 수시로 열린다. 때문에 농업벤처기업, 무역업체 등 5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정운천 전 장관이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은 31평 정도고 장태평 전 장관의 사무실은 이보다 작은 13평 남짓이다. 이들은 3.3㎡당 76만원의 임대 보증금과 월 관리비 11만원(3.3㎡당) 정도를 낸다. 서규용 내정자가 사용하는 곳은 사무실이 아닌 3층 회의실 공간이라 따로 임대료를 내지는 않는다.aT센터 관계자는 "농업협회와 기업이 주축이 된 회의 및 세미나가 수시로 열리는 곳이라 농업과 관련된 회사가 많은 편"이라며 "농식품부가 있는 과천 정부청사와도 거리가 가까워 많은 회사들이 입주를 원한다"고 말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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