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1직원 1제안 하기 적극 추진...제안 재심사제, 제안자 실명 비공개 등 창의시스템 개선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서울 중구 세무2과에 근무하는 이문희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후 8시경 구청에 전화했는데 아무도 받지 않더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이씨는 휴일이나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 이후에 사무실이 비어 있어서 그렇다고 애둘러 얘기했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주민들이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과 휴일을 잘 알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에 안타깝기만 하다.이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퇴근후나 휴일에 민원인이 구청에 전화하는 경우 업무가능 시간을 안내해 주는 자동안내멘트를 보내자고 제안했다. 단순히 통화신호음만 듣다 끊기는 허무함보다 민원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구청에 대한 신뢰감을 간접적으로 심어줄 수 있도록 하자는 이유에서다.이씨는 이 제안으로 지난 해 창의왕에 선발됐다.이처럼 창의행정 활성화를 위해 서울 중구는 모든 직원이 1년에 1건 이상 업무 개선 사항과 구정 발전 전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1직원 1제안 하기'를 추진한다.이를 위해 중구는 창의시스템도 개선, 신속한 제안 처리와 자유로운 제안 활동을 도모할 계획이다.개선된 창의시스템은 제안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창의시스템에 제안을 등록하면 즉시 주관부서 검토 결과가 공개된다. 주관부서의 부정적 의견으로 채택되지 않은 우수 제안이 그대로 묵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안 재심사제도 운영한다. 각 국ㆍ직렬ㆍ연령ㆍ성별로 안배된 실무평가단 12명이 제안과 주관부서 검토 결과를 함께 평가하여 재심사하는 것.예전에는 등록된 제안을 분기별로 모아 해당 부서에 통보해 의견을 문서로 받다보니 검토 결과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창의시스템에서 그 결과물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해당 부서에서 제안을 부정적으로 검토하면 그대로 사장되는 경우도 있었다.중구는 공무원들의 자유로운 제안 참여를 위해 제안자는 물론 실무평가단의 이름을 비공개했다.다만 정책실명제에 따라 부서 의견담당자의 이름만 공개한다.지난 해 138건 공무원 제안이 접수됐고 이 중 이문희씨의 업무시간 알림 전화멘트 서비스 등 6건이 채택됐다.김영수 구청장 권한대행은 “최근 디지털 환경의 급변과 국내외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행정수요로 공무원들에게 창의와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모든 개혁은 한 사람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는 만큼 중구 공무원들이 무한한 상상력, 자유로운 창의력을 바탕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람 중심의 행정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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