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 중소기업이 300개에 육박하는 있으나 은행권의 금융지원은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토호쿠 지방의 대지진으로 재료 수급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를 입은 국내 중소기업은 5일 현재 278개로 추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청 역시 지방 중기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현장방문을 통해 5일 현재까지 171개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의 현황 파악이 일부 겹치는 걸 감안하면 현재 피해기업 규모가 약 200~3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권의 자금지원 실적은 20~30건으로 전체 피해기업의 10분의 1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5일 현재까지 16개 업체에 13억4800만원을 지원했고, 산업은행은 2개 업체에 69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수출입은행은 단 1건의 피해기업 접수를 받았으며, 이마저도 해당 업체가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실적은 없다. 시중은행들은 지원 실적도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지진피해 지원 자금의 상품코드를 따로 분류하지 않았고, 대출심사도 각 지점에 맡기다 보니 얼마나 지원됐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나름대로 피해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실적이 10개 기업에 못 미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원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지진피해 사태가 아직 장기화되지 않은 점 ▲지진피해가 극히 일부 지역에 한정된다는 점 ▲피해 기업들이 경영상황 노출을 꺼린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피해규모가 이슈화가 될 만큼 커지지 않았다"며 "피해지역도 일부라 피해를 입은 기업 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기청 관계자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모든 기업들이 정부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고를 하면 '어렵다'고 광고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중소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신고를 꺼리는 점을 감안,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관계사의 현황 파악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자금지원을 받으려면 피해상황을 증명하는 서류를 먼저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기업들이 지원 제도를 쉽게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업 지원을 위한 백데이터(backdata)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직접 나서서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금융기관들의 수동적인 자세를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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