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없는 재보선' 與野, 네거티브 공방 가열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미니총선'으로 불리는 4.27 재보궐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특히 강원지사(엄기영 vs 최문순), 경기 성남 분당을(강재섭 vs 손학규) 등 빅매치가 예상되는 지역에서 여야의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면서 벌써부터 네거티브 전략이 난무하고 있다. 아울러 내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여야의 비난전은 더욱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텃밭 분당 사수 초비상' 한, 손학규 탈당전력 비난경기도 성남 분당을은 서울 강남3구와 함께 수도권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어떤 후보를 내세워도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는 지역이었다. 정운찬 전 총리의 전략공천설을 둘러싼 여권 실세들간의 힘겨루기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전격 출마하면서 텃밭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손 대표가 출마 선언 이후 맹추격에 나서면서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혼전구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가급등과 전세대란 등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30∼40대 유권자의 정권심판 정서가 재빠르게 결집하고 있다는 것. 손 대표는 "분당 민심의 변화를 몸으로 느낀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로서는 적지 분당을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지지율 정체 현상을 타개하는 것은 물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누르고 야권의 박근혜 대항마로 우뚝 설 수 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분당을 패배는 악몽 그 자체다. 패배한다면 내년 총선을 의식한 수도권 의원들의 동요 → 지도부 총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 MB 레임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 때문에 당의 모든 화력을 총동원, 손학규 때리기에 나섰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는 손 대표의 출마와 관련, "광명에서 국회의원을 했다가 종로에서 출마했는데 이번에 분당으로 온다면 철새 중에 왕철새가 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배은희 대변인도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대권야욕에 눈멀어 물불 안 가리며 당을 바꾸더니, 이제는 지역구마저 이리 저리 옮기는 손학규 대표의 모습은 역시나 철새 정치인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오직 대선가도만을 생각하며 '분당을 철저히 이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원도는 우리땅' 민주, 엄기영 전력시비 부각시켜 한나라당이 손 대표에 대한 비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면 민주당은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지사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치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엄 후보는 친일 변절인사와 다를 바 없다는 것. 민주당은 엄 후보의 전력시비를 부각시켜 강원지사를 수성하겠다는 의지다. 민주당의 이러한 전략은 엄 후보의 한나라당 입당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문순 후보는 "엄 전 사장은 자신을 탄압하고 쫓아낸 정당에 투항해서 강원도백이 되겠다고 한다"며 "야합과 기회주의의 전형"이라고 비꼬았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엄 후보에 대해 "100m 미인으로 줏대없는 사람"이라며 "가까이 보면 볼수록 허상을 발견하기 때문에 강원지사로 적임자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거친 공세가 지속되자 엄 후보 측도 반격에 나섰다. 엄 후보 측은 "최 후보는 언론탄압과 민주당 정권에 앞장서 MBC를 장악한 장본인"이라고 맞불을 놓으며 "엄기영 후보가 아무리 두려운 상대여도 비방하기 하나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단일후보 우리가 해야' 민주 vs 참여, 김해을 거센 신경전김해을은 여야의 대결보다는 곽진업 후보를 내세운 민주당과 이봉수 후보를 내세운 국민참여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심사다. 단일후보가 성사될 경우 노무현 동정론이라는 지역정서에 힘입어 야권의 우세가 예상된다. 야권단일 후보 합의가 늦어질 경우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양당은 지난해 7.28 은평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똑같은 신경전을 벌이다 이재오 현 특임장관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최악의 경우 한나라당 vs 민주당 vs 국민참여당의 3파전이 이뤄질 경우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는 야권 분열에 따른 어부지리를 톡톡히 챙길 수 있다. 민주당과 참여당은 경선인단 선출 방식을 놓고 지루한 샅바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대 파트너인 상대방을 향한 감정섞인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유 대표를 향해 "억지 부리고 떼쓰는 정치가 노무현 정신 계승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민주당은 텃밭인 전남 순천까지 내놨는데 참여당은 전혀 손해 볼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이에 "민주당이 강자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민주당 주장은 2007년 대통합신당의 대선후보 경선 방식과 똑같이 '묻지마 동원' 선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처장은 여야의 네거티브 선거전과 관련, "여야 모두 국민혈세가 들어가는 재보선이 왜 치러지는지에 대한 기본적 반성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네거티브 전략 역시 선거에서 필요한 것이지만 최근 모습은 인격살인에 가까운 금도를 넘어서는 비난이 많다"며 "지역현안이나 정책이 상대적으로 무시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에게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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