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 최대 투자은행 노무라(野村) 홀딩스의 지난달 7일 발표대로 나카가와 준코(中川順子ㆍ45) 전(前) 공동 재무 담당 부사장이 4월 1일자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노무라 홀딩스가 임원 및 CFO에 여성을 기용한 것은 1925년 창업 이래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6월 런던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 출신 여성인 클라라 퍼스(53)를 사외이사로 기용한 적은 있다.일본 증권 업계 임원 가운데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이와증권(大和證券) 그룹이 2009년 4명의 여성 임원을 탄생시키고 같은해 4월 5명으로 늘린 예가 있기는 하다.그러나 일본의 '톱 3' 은행으로 꼽히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모두 경영진 명단에 여성은 한 명도 없다.그렇다면 엄청난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한데 나카가와 CFO는 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과 가진 회견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압박 같은 건 느끼지 않는다"며 "여성이라는 것은 내 일면에 불과하다"고 덤덤히 밝혔다.나카가와 CFO는 자신의 승진과 관련해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같은 해외 굴지의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일환이라는 것을 잘 안다"고 털어놓았다.그는 "일본과 서양의 역사가 다르다"며 "일본 기업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그는 이어 "언젠가 외국인이 노무라의 CEO로 등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의 이사진은 현재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가운데 외국인 남성 1명, 외국인 여성 1명 등 7명이 사외이사다. 노무라 전체를 통틀어 여성 부장과 지점장은 10명에 불과하다.나라현(奈良縣)에서 태어난 나카가와 CFO는 1988년 고베(神戶) 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나라현의 한 노무라증권 지점에 입사했다. 이후 방향을 틀어 8년 동안 투자은행 부문에서 경력을 쌓고 이어 금융 부문으로 옮겼다.그는 노무라증권에서 재무부 과장 등 요직을 역임하면서 2001년 노무라증권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한몫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4년 남편의 홍콩 전근을 계기로 퇴사했다.그로부터 4년 뒤 일본에 돌아온 그는 옛 동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건강관리 사업에 관심이 없느냐는 내용이었다.이렇게 해서 나카가와는 2008년 노무라 홀딩스의 의료기관 컨설팅 자회사인 '노무라 건강관리 지원 및 자문' 사장으로 복직했다. 그리고 2010년 6월 나카다 쇼오지(仲田正史ㆍ52) CFO의 보좌로 발탁돼 일하다 이번에 나카다가 노무라신탁은행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의 자리를 잇게 된 것이다.노무라 홀딩스는 최근 여성을 부장과 지점장으로 점차 등용하며 조직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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