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광기자
▲對日 일별 수출실적 추이
농업 전문가들도 일본 대지진의 후유증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일본 내 농산물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수출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근거는 이렇다.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일본의 이와테현·미야기현·후쿠시마현·이바라키현 등 4개 현은 대표적인 농업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쌀 등 곡물을 비롯해 토마토·오이·양배추·시금치 등 채소류와 과실류를 많이 재배하는데 채소류의 경우 일본 전체 생산량의 25~30%가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들 4개 현과 인접한 아오모리현은 대만 등 수출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아오모리 사과'의 주산지며 아키타현·야마가타현 등도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대지진은 이들 지역의 각종 농업시설물을 파괴시켰고 인근 지역에서도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 유출 등으로 올해 농업 생산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최근 한 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대지진에 의한 일본의 물류망 손실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대일본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일본의 농지 및 농작물 방사능 오염 우려로 일본의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의 신선농산물·가공식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산 농산물이 앞으로 일본시장에 나갈 수 있는 여지가 더욱 커졌으며 수출시장에서도 일본산 농산물의 점유비가 줄어드는 만큼 한국산 농산물이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국내 농산물이 일본시장을 비롯한 수출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원기 aT 수출기획팀장은 "일부 발빠른 일본 유통업체 바이어들이 벌써부터 한국 사정 파악에 나서고 있다"며 "채소류·과일류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까다로운 검역조건 등을 완화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내 농산물의 일본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농업 전문가도 "일본 내에서 신선농산물의 수입 수요가 늘어날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부족한 수요를 한국산이 채워 줄 것이란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라며 "우리와 경쟁을 벌이는 중국도 벌써 일본과 동남아지역 등 수출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정부와 학계·농업계는 방심하지 말고 힘을 합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