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방정부 '쓰나미 피해 마을 복구 해야하나'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11일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초토화된 일본 동북부 일부 해안마을을 복구 할 것인지에 대한 지방정부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쓰나미 피해를 입기 전부터 이미 마을이 쇠퇴하기 시작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데다 생존자들이 이곳에서 계속 거주할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바 후토시 리쿠젠타카타 시장은 “쓰나미 피해를 입기 전해도 마을은 쇠퇴하고 있었다”면서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다시 살기 원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때 지역 경제를 부양했던 건설 프로젝트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으며, 많은 공장들도 문을 닫거나 노동력이 값싼 다른 아시아 국가로 옮겨갔다. 그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가옥과 살림살이가 파괴되거나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면서 “그들이 이곳에서 다시 살기 원할지 아니면 안전함을 느끼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기를 원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에는 1960년대 말에만 해도 인구가 3만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지진해일 피해를 입기 전 인구는 2만3000명으로 50년 전보다 줄었다. 또 3분의1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게다가 이번 쓰나미 피해로 전체 인구의 10% 가량이 사망했거나 행방불명 상태이며, 대부분의 상점과 가옥은 쓰나미 피해로 파괴됐다. 일생을 리쿠젠타카타에서 살아온 후쿠다 기이치씨(76세)는 “지난 수년 동안 많은 젊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갔다”면서 “1960년~1970년대 이후 관광객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이곳에서 여관을 운영해온 후쿠다씨는 관광객으로 호황을 누리던 때에만 해도 13개 여관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방 6개의 여관 하나만을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마을 사람들의 돈벌이가 됐던 것은 굴양식이었다. 히로타완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굴은 도쿄의 고급 레스토랑에 한 개당 400엔(약 5달러)에 팔려, 일부 양식업자들은 연간 3000만엔(37만2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굴양식장도 쓰나미로 파손됐으며 복구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텍사스주 갤버스턴은 1900년 허리케인으로 5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도시의 인프라 시설 대부분이 파괴되면서 피해가 복구되지 못하다가 1930년대 미국의 중요한 항만도시로 발돋움 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 2005년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인구가 2000년의 48만4674명에서 2005년 34만4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와테현과 함께 큰 쓰나미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옥이 파손됐기 때문에 상당수 생존자들이 6개월에서 1년 동안 다른 지역에 거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 상당수가 그 곳에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미야기현에서 계속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이를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자들의 바람을 최우선으로 하겠지만, 이곳을 떠나 안전한 지역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길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미 2만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쓰나미 피해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산됐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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