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정부가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살리기에 나섰다. 12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로 인한 공기업 경영위기와 보금자리주택, 세종시 등 대규모 개발 사업지연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16일 오전 당정협의를 거쳐 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LH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LH가 지난해 말 발표한 'LH 경영정상화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을 돕는 지원 계획인 셈이다. 주요 골자는 LH에 대한 간접 유동성 확보 지원과 사업구조개선책 마련이다. 정창수 국토해양부 차관은 "직접적인 자금지원은 최소화하되 LH의 자체적인 재원조달과 사업추진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이번 계획의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단기 유동성을 확보케 하기 위해 정부는 LH가 원활한 채권발행을 통해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손실보전 대상사업을 당초 보금자리주택사업, 산업단지 건설 외에 임대주택 운영, 세종시, 혁신도시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임대주택 건설 등을 위해서 LH가 받은 국민주택기금 융자금 30조원을 채무변제순위가 후순위인 채권으로 전환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동원해 27조원에 달하는 미매각자산을 빨리 팔아 대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국민임대주택 건설 후 임차기간 30년 동안 건설비 회수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국민주택기금 융자금 거치기간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상환기간은 20년으로 종전과 같다. 정부의 재정여건과 LH 재무상황을 봐가며 내년 정부배당금 면제도 검토할 계획이다. '선(先)투자-후(後)회수'에 따라 LH에 부채가 쌓이는 구조적인 문제도 고치기로 했다. 여기에는 투자시기를 분산하거나 민간참여를 확대시키는 방법이 동원된다. 공공이 추진했던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경우 공공ㆍ민간 공동법인의 택지개발허용 등을 통해 초기 자금부담을 줄이고 PF부실 사업장 매입 등의 방법도 검토할 예정이다. 기존 택지개발사업을 할 때 LH가 민간사업자와 공동 시행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도 서두르기로 했다. 새로 시작하는 주거환경개선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거나 현지개량방식 등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외부전문가를 참여시켜 LH의 모든 자산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 자금조달 등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 차관은 "올해에만 6조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 자금조달 차질을 해소할 수 있다"며 "사업구조 개선으로 과도한 사업수행부담을 적정선에 맞추면 국책사업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H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25조5000억원인데 이중 금융부채가 90조7000억원에 달해 하루 이자만 100억원이 빠져나간다. 한편 이 같은 정부지원방안은 대부분 제도 개선이나 법령 개정이 뒤따라야 하는 것으로 정부와 국회의 노력여하에 따라 LH의 경영정상화 실현 여부가 판가름난다.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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