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계 통합 바람부나

신일철-스미토모 합병 '촉매' 역할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최대 철강업체 신일본제철(이하 신일철)과 3위 업체 스미토모금속공업(이하 스미토모)의 합병 계획이 일본 주요 기업간 합병의 '촉매'로 작용하며 일본 산업계 합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의 사토 야스히로 행장은 16일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일철과 스미토모의 합병과 같은 주요 기업간 합병이 머지않아 더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번 합병 계획이 다른 주요 기업들이 합병 논의를 시작토록 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들이(주요 기업) 합병논의를 진척시키도록 옆에서 도울 것"이라면서 "산업 개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은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내 기업금융 전담은행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일본의 다수 기업들이 동일 제품군을 생산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해왔다. 위축되고 있는 일본 내수시장에서 너무 많은 기업들이 싸우면서 마진이 줄어들거나 손실을 내고 있다는 것.실제로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도요타, 닛산, 혼다를 포함해 8개에 달하며, 평면TV는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히타치, 미쓰비시전자 등에서 생산하는 등 일본 내 업계간 경쟁은 치열하다. 일본 청량음료 시장에는 무려 30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반면 20개 상장 제조업체 가운데 단 1개 업체만이 지난 10년 동안 평균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산업계의 합병이 시급한 상황이며 합병이 필요한 산업분야도 다양한 것.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기업리서치부 100여명의 직원이 일본 산업계를 분석한 결과 일본 30개 산업분야에서 주요 업체간 합병이 가능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사실 일본에서는 업체 간 과잉 경쟁 문제로 일부 산업에서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휴대폰 제조업 부문에서는 2007년 9개 업체가 경쟁했으나 그 후 미쓰비시가 사업을 정리했고, 교세라가 산요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했다. NEC와 카시오, 히타치는 합작 벤처사를 설립했고, 후지타와 도시바도 합작사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소니는 일본과 미국, 멕시코의 TV생산 공장을 매각하거나 문 닫았으며 대만 홍하이 등의 해외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철강업체간 합병 계획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일본 산업계 합병 논의를 활성화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산토 행장은 모회사 미즈호파이낸셜그룹에 대해서는 "증권부문을 통폐합한다면 해외시장에서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쓰다 쇼에이 미쓰이물산 사장은 신일철과 스미토모 합병 계획에 대해 “양사의 합병은 철강업체에 좋은 소식”이라면서 “일본 철강업계가 개편되면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JFTC)가 일본 기업들의 세계화를 위해 대형 기업간 합병에 대해 좀 더 유연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합병 승인을 촉구했다. 그는 또 "신일철과 스미토모의 합병 계획이 승인된다면 일본 산업계의 개편 움직임이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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