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소비재펀드 왜 이러지

인플레 부담 1개월 평균수익률 -3.05%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지난해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와 발 맞춰 상승 가도를 달리던 소비재펀드에 적신호가 켜졌다. 금융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내온 럭셔리펀드마저 최근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 투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소비재펀드 67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3.05%를 기록했다. 소비재펀드 가운데서도 루이비통, BMW 등의 명품 관련주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는 지난 1개월간 4.39% 하락하며 명품 펀드의 체면을 구겼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93%다. 수익률이 나빠지자 투자자들의 환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1개월간 전체 소비재펀드에서 125억원이 빠져나갔고 1주일 사이에만 54억원이 이탈했다. 최근 1개월 순유출 분 가운데 42억원은 럭셔리펀드가 차지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럭셔리펀드의 순자산은 674억원으로 1개월간 순유출 금액은 순자산의 7.4%에 달한다. 이 같은 부진의 원인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 따른 신흥국들의 긴축 정책이 꼽힌다. 미처 회복되지 못한 선진 소비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신흥국들의 긴축이 소비재 섹터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럭셔리 펀드의 경우는 긴축 우려가 일반 소비재 시장보다 명품 소비재의 시장에 선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럭셔리 펀드에는 나이키, 스와치 등의 메스티지(준 명품) 종목도 편입돼 있는데 이들은 수요층이 견고한 루이비통 등의 럭셔리 브랜드와는 달리 긴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럭셔리 소비재의 차기 성장 동력이 긴축의 중심에 있는 아시아 시장에 맞춰져 있었다는 점도 단기 수익률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소비재 시장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투자와 환매 전략에 대해서는 저울질이 필요해 보인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재 섹터가 그간 강세를 보였고 긴축의 부담도 있어 차익 매물이 나올 시점이 된 만큼 단기 투자자나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 투자자라면 환매로 대응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재 섹터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장기 투자자들은 투자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신규 투자자라면 조정을 투자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재 펀드에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 럭셔리펀드보다는 신흥국 대상의 소비재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후정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보면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소비재에 투자하는 펀드가 럭셔리펀드보다 수익에서 앞설 것"이라며 "럭셔리 시장의 수요층은 한계가 있는 반면 일반적인 소비재는 시장의 크기나 성장성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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