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공정위원장, 34개 대기업 CEO소집

'물가'에서 '상생'으로 시선 돌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월 2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취임 직후 '물가관리'에 전념해온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이번 주엔 '상생'에 방점을 찍는다. 9일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업체를 시작으로 이튿날에는 대형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당부하기로 했다. 11일에는 15대 기업 CEO 면담이 약속돼있다. 이번 연쇄 간담회에 참석하는 대기업 사장단은 모두 34명에 이른다. 지난해 청와대와 정부가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연 일은 있지만, 공정위 홀로 이 정도 규모의 사장단을 소집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설을 쇠고 물가 걱정을 던 김 위원장이 본격적인 '기업 군기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공정위 측은 이런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김 위원장이 물가관리에 신경 쓰는 사이 다루지 못한 상생 문제를 점검하고, 기업들의 고충도 듣자고 마련한 자리"라면서 기업 압박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유통업체들을 만나도 물가 얘긴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가 행정력으로 물가를 누르고 있다는 시선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연쇄 간담회는 오는 9일 시작된다.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열리는 유통업체 CEO 간담회에는 롯데와 현대,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AK플라자 등 백화점 업계를 포함해 이마트, 삼성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등 모두 9개 기업 대표가 참석한다. 김 위원장은 여기에서 입점·납품업체와의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대규모 소매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추진 상황을 알려 불공정 행위의 정당성을 대형 유통업체가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이 전환된다는 점, 계약추정제(납품업체가 구두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유통업체에 요청했을 때 유통업체가 15일 안에 회신하지 않으면 계약이 그대로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가 도입된다는 점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튿날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리는 건설업체 CEO 간담회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두산건설 등 10개사 대표가 자리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중소 건설업체의 자금사정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을 당부하기로 했다. 또 입찰참가제한 요건 강화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법집행 강화 방침을 설명하기로 했다. 마지막 간담회는 11일 광화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다. 15대 대기업 CEO 간담회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 LG전자, 롯데쇼핑,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금호건설, 대한항공, KT, 두산인프라코어, 한화, STX조선해양, LS전선 대표가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납품단가 조정과 기술 탈취, 유용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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