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고향에 가기는 커냥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오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명절 쇠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징검다리 휴일이 겹쳐 최장 9일의 황금 휴가는 이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다.울릉도에서 7년째 근무하는 강원지방기상청 울릉도 기상대에 근무하는 예보관 이동희(37)씨가 바로 비운의 주인공(?)이다.
울릉도 기상대 앞에서 이동희 예보관
울릉도 기상대에는 이동희 예보관일 비롯해 4명이 밤낮으로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해저 지진계와 초지진계· 초음파 장비 시설 장비 등 관측을 담당한다. "작년 추석에는 송편은커녕 혼자 라면 끓어먹었죠" 올해 설 명절이 기다리지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운이 좋게도 이 예보관은 이번 설 명절 근무 당번에서 빠지게 됐다."솔직히 집에 갈 수 없는 게 제일 힘들죠" 6살 난 아들과 아내가 보고 싶다는 이 예보관.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수원에 가는 게 그의 소원이다. 이 예보관은 작년 7월 철원으로 파견근무를 갔다가 울릉도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다. 기상청 입사 후 그는 울릉도에서만 7년째 근무하는 중이다.올해는 육지로 나갈 수 있어 좋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직은 장담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여객선이 하루에 한 번 다닙니다. 바람이 거세지고 풍랑이 일면 설 명절 연휴고 뭐고 소용이 없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쩌다 바람이라도 불고 기상이 악화되면 9눈으로 뒤덮힌 울릉도에서 꼼짝없이 설 연휴를 보내야 한다는 것. "최악의 경우가 닥쳐서 배가 안뜨더라도 그래도 열심히 일해야죠" 그는 멋쩍게 웃었다. 끝으로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상청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날씨가 조금 안 맞더라도 감안해달라"고 당부했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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