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CEO들 '자문사 랩어카운드' 엇갈린 시선

'운용능력 의문' '새 자산관리 트렌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해부터 랩 어카운트가 자산관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펀드업계와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펀드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자산운용업계 대표들이 랩어카운트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자산운용업계는 지난해 자문사의 랩어카운트에 한 방 먹은 꼴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 랩으로 이동시켰다.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입소문 탓이었다.운용사 사장들은 심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대형사 종목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랩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존심을 접고 랩과 유사한 성격의 판박이 펀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만큼 운용사 사장들끼리의 만남에서도 랩에 대한 얘기가 최대 관심거리다. 하지만 시각은 각기 다르다. 대부분의 운용사 사장들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A 운용사 사장은 "소수의 대형주로만 짜여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 돈을 1조원 넘게 관리를 하고 있지만 운용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며 "현재 자문사의 인력이나 운용능력으로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몰릴 경우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실제 A 자문사의 포트폴리오는 지난 12월말 기준 14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종목 전부가 코스피 50에 포함된 종목이다. 이들 14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코스피50 대비 4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 자문사도 지난 12월말 기준 포트폴리오는 단 10개 종목에 불과했다. 하지만 10개 종목 모두가 코스피 50 종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코스피 50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은 30%에 육박했다.그는 "스타급 CEO들로 포장된 일부 자문사에만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1조원 미만일 경우에는 어느 정도 운용이 가능하지만 적은 인력과 시스템의 한계는 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을 때 큰 피해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B운용사 사장도 "돈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자문사들의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투자하는 투자자들보다는 일종의 인기에 급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반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운용사들도 있다. 자금이 이탈된다고 무조건 배타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C운용사 사장은 "랩은 한 걸음 앞서나간 새로운 자산관리 트랜드일 뿐"이라며 "향후에도 이같은 트랜드는 지속될 것이며 자문사 랩을 무조건 비판적으로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또 다른 D운용사 사장도 "랩으로 인해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펀드와 랩간의 경쟁적인 관계가 결국 시장의 발전을 가져 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랩이 펀드 시장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모펀드가 지금의 랩 어카운트로 발전했고 랩 어카운트는 다시 미래의 헤지펀드로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외국인과 더불어 랩 자금의 추이와 매매 동향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랩 어카운트의 전성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고 새로운 10년간의 투자문화는 랩 어카운트가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초희 기자 cho77lov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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