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30년 만의 강추위에 건설업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건설업은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공사 일정이 지연되거나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추위가 지속되면 작업 지역과 관리비 증가로 인한 손실이 크다. 기록적인 강추위로 당장 건설 현장 공정부터 조정됐다. 대다수 건설현장의 콘크리트 작업과 야간공사가 멈췄다. 실제 지난 17일 경기도의 한 주상복합 건설현장은 콘크리트 작업을 일체 중단했다. 콘크리트 타설을 레미콘 차량이 매일 쉴 새없이 오갔던 현장이었지만 이날은 외부 작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간간히 내부 공사만 할 뿐이었다. 이 건설현장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추위가 심해 공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현장이 적지 않다"며 "매일 공기를 점검하고 있지만 추위가 길어져 공정을 맞출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공사현장의 근무시간을 줄인 곳 역시 많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18공구 함안보 공사 현장은 오전 6시 40분에 시작했던 근무시간을 오전 7시30분으로 늦췄다. 현장 인력의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건설업계는 겨울철이 되면 안전사고가 평소보다 10% 이상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방한용품 지급과 공사현장 난방비에 드는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분양현장도 강추위에 애간장을 녹이긴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분양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동장군까지 맹위를 떨치자 모델하우스 등을 찾는 예비 투자자들의 발길이 상당폭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이에 따라 분양일정 등을 조정하며 한파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동아건설산업은 이달 예정했던 서울 용산구 문배동 도시형 생활주택(83가구)공급 일정을 2월 이후로 미뤘다. 동익건설도 1월 계획한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 분양을 다음달 이후로 연기했다. 미입주 아파트 관리도 발등의 불이다. 한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칠 때마다 현장의 건설업체 직원들은 빈집으로 남아있는 미입주 세대의 기본난방과 수도관 관리 등을 하느라 바쁘다. 특히 외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복도식 임대 아파트가 많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월까지 동파방지를 맡는 외부 업체를 선정해 위탁 업무를 맡기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추우면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분양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또 미입주 및 미분양 가구 등에 대해서도 겨울철 관리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동파방지 용역을 발주하는 건설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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