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판도 가른다...19일 미중 정상회담 개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조해수 기자] 독수리(미국)와 용(중국)이 오는 19일 양국간 현안을 놓고 일대 담판을 벌인다. 환율 및 무역 불균형 등 민감한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양국은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역 불균형 =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전월보다 0.3% 줄어든 383억달러로 10개월래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대중 무역적자는 256억달러로 10월보다 오히려 0.5% 증가했다. 지난 해 대중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이 문제를 놓고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2015년까지 수출을 두배 늘리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중국이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생각은 다르다. 2010년 중국의 무역 흑자는 전년 대비 6.6%, 2008년 대비로는 무려 40% 줄어드는 등 날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만 걸고넘어지려 한다는 것도 중국이 가진 불만 중 하나다. 2009년 기준으로 미국이 무역 적자를 기록한 국가는 중국 외에도 91개국에 이른다. 중국 외교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글로벌 불균형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는 북과 남의 성장 불균형"이라면서 "국제 사회는 새롭고, 평등하며, 균형 잡힌 파트너십을 건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위안화 절상 = 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나름 성의 표시를 해왔다. 지난 해 연말부터 위안화를 사상 최고치로 절상해 온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달러-위안 환율을 6.5896위안으로 고시, 위안화 가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그러나 중국은 '빅 이벤트'를 앞두고 위안화를 절상해 왔기 때문에 이번 역시 '전시용'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위안화 절상폭을 제시할 것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도 14일 "중국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률 역시 연 10%를 넘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그러나 중국은 위안화의 빠른 절상이 자국 제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또한 중국 외교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중국은 통화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환율은 시장의 수급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환율 결정의 주요인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시장 개방·무역 정책 개선 = 중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등 농산물 무역 촉진·조달시장 개방·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를 약속하는 등 다른 사안에서 상당한 양보를 함으로써 '미국 달래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후 주석의 방미를 통해 40건 이상의 민간 경제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 주석은 재계에 큰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당국은 2000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내부 규정을 바꾸고 외국계 기업에 내국민과 동일한 대우를 제공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도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추가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 약세는 미 국채 최대보유국인 중국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지난 해 11월, 이 같은 부작용으로 미 국채 매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시중에 달러가 쏟아지면서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가 유입되는 것도 중국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밖에 후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첨단 제품의 대중 수출제한 조치를 완화해 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미국은 관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면서 "양국은 제로섬(zero-sum)식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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