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국내 첫선 시보레 스포츠카 몰아보니'

GM 대표 스포츠카 카마로와 콜벳..강력한 힘과 스피드에 감탄 절로

[로스앤젤레스(미국)=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말리부 해안은 고성능 스포츠카를 몰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아름다운 도로와 스포츠카는 마치 허리우드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최근 LA에서 GM 시보레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2대를 시승할 기회를 얻었다. 차종은 시보레 콜벳(Corvette)과 카마로(Camaro). 이 가운데 카마로는 올해 GM대우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시보레 카마로SS.

시보레 카마로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라이벌인 포드 머스탱이 북미 시장에 출시된 지 3년 만인 1967년 일반에 판매된 이후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현재 5세대까지 나온 상태다.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머스탱을 제치고 북미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이날 시승차량은 SS모델로 수동변속기가 장착됐다. SS의 엔진은 8기통 6.2리터로 카마로 모델 가운데 상위 버전으로 최대 426마력, 최대토크 420파운드·ft에 달한다. 국내에 도입될 차종은 이보다 낮은 6기통 3.6리터 엔진을 얹은 LT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카마로의 첫 인상은 보닛이 헤드램프와 그릴을 덮는 모양 때문인지, 우람한 남성을 연상케 했다. 특히 헤드램프 주변에 Halo Ring(헤일로링)이라고 불리는 LED가 장식돼 있는데, 이는 카마로의 트레이드 마크로 꼽힌다.계기판 등 조작버튼은 단순했다. 드라이빙의 기본에 충실한다는 GM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6단 변속이 가능한 이 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200마일(약 322km)이다.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밟고 시동을 거니 우람한 엔진소리가 머슬카의 본색을 느끼게 했다. 1단 기어를 넣었는데, 브레이크를 떼면 금방이라고 쏜살같이 내달릴 것 같은 강력한 파워가 느껴졌다.LA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차를 몰기 시작했다. 시내 코스를 벗어나 해안을 따라 길게 뻗은 국도를 타면서 속도를 올렸다. 1단에서 바늘은 시속 30마일(48km)을 가리켰다. 2단으로 올리자 제한 속도를 넘어선 시속 60마일(96km)에 이르렀다. 엔진음이 커졌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짧은 구간에서 속도를 급격히 올려도 승차감이나 소음 등의 문제는 없었다. 엄청난 스피드에도 불구하고 제동능력은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반응이 올 정도로 우수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차의 브레이크 성능은 유럽차 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카마로는 달랐다. 오히려 성능이 너무 강력해 국내 여건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앞섰다.

시보레 콜벳 Z06(정면)와 카마로.

100km를 질주한 후 이번에는 '시보레의 자존심' 콜벳을 타고 돌아왔다. 콜벳은 포르쉐의 911과 비슷한 모양의 스포츠카인데, 북미 럭셔리 스포츠카 시장에서 지난해 약 30%(1만2624대 판매)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차종이다.콜벳은 1953년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 6세대까지 출시됐다. 이날 시승한 콜벳은 Z06라는 모델로 상위 2번째에 속하는 고급차다. 특히 이 차는 레이싱카에 가장 가까운 양산차라는 명성과 함께 한명의 엔지니어가 엔진 제조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제작하는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시보레 콜벳 내부.

날렵한 외관에 감탄하고 차에 올랐다. 낮은 운전석 때문인지 마치 레이싱카 오른 것처럼 긴장했다. 시동을 거니 V8 7000리터의 강력한 엔진음이 귓전을 울렸다. 505마력, 최대토크 470파운드·ft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관계자의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이 차는 아예 뒷좌석이 없다. 스피드를 즐기기 위한 운전자를 위한 차인 셈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겨우 4.5초. 카마로 보다 더욱 강력한 성능이 느껴졌다. 1단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속도바늘은 시속 40마일(64km)을 가리켰다. 이 차 역시 수동변속기가 장착됐는데, 변속하자마자 스피드 역시 오르면서 짜릿했다. 시속 100마일을 넘어서자 4단으로 변속했다. 3단까지의 엔진음과는 달리 경주용차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레이서가 된 기분이었다. 전용 도로가 아닌 이상 6단까지 올리기는 어려웠다.

콜벳에 장착된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브레이크는 카본 세라믹으로 만들어져 확실한 제동능력을 보여줬다.시승하는 동안 콜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운전하는 동안 옆 차선을 주행하던 차에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휴게소에 차를 잠시 주차한 때에는 몇 사람들이 몰려 운전 느낌을 묻기도 했다. 콜벳 역시 올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현재 카마로 SS는 북미시장에서 2만2680~3만4295달러에, 콜벳 Z06은 7만4305~8만1475달러에 팔리고 있다.

시보레 콜벳 보닛 내부.

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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