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 향해 내미는 ‘큰 손’
인기 브랜드 론칭·특정 소비계층 겨냥 차별화소셜 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를 포착한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일부 대기업을 비롯해 인터넷 포털 업체까지 소셜 커머스 시장 진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존 소셜 커머스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대기업의 소셜 커머스 진출은 소셜 커머스 전체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위협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소셜 커머스 업계에 진출한 대기업 방계 업체들 사이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신세계, 롯데, 현대 등 이른바 ‘유통 빅3’ 업체들은 그동안 쌓아온 전문적인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계 주도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 ‘유통 빅3’의 소셜 커머스가 내밀고 있는 최대의 전략은 역시 이름값이다. 익히 알려진 쇼핑 브랜드를 전면에 내놓고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기존의 소셜 커머스에 비해 신뢰 수준이 한층 더 높아졌다. 여기에 기존 업계가 가지지 못한 탄탄한 자본 구조와 고품격 제품에 대한 물량 조달 능력은 기존 업계를 충분히 위협할 만하다.신세계 ‘자체 브랜드로’·현대 ‘전문 업체 손잡고’유통 대기업의 소셜 커머스 진출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신세계의 인터넷 홈쇼핑 사이트 ‘신세계몰’의 자체 브랜드 ‘해피 바이러스’다.지난해 10월 신세계몰은 소셜 쇼핑 사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상품 할인 쿠폰을 제공해 시선을 모았다. 그중 외국계 의류 브랜드 ‘갭(GAP)’과 커피 전문점 ‘커핀 그루나루’, 여의도 63시티 수족관 할인쿠폰 등이 5000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기존의 중소형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주로 영세 업체나 소규모 업체의 상품을 유치했던 것과 달리, 신세계몰은 백화점에서나 만날 수 없었던 인기 브랜드 제품을 선보여 ‘유통 공룡’다운 마케팅 능력과 물량 조달 능력을 입증했다. ‘해피 바이러스’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론칭 3개월여 만에 소셜 커머스 시장의 인기 상점 중 한 곳으로 급부상하고 있다.현대백화점그룹의 인터넷 쇼핑몰 브랜드 ‘현대H몰’도 소셜 커머스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H몰은 지난해 12월 소셜 커머스 업체 ‘슈거딜’과 업무 제휴를 맺고, 현대H몰 홈페이지를 통해 슈거딜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슈거딜의 상품은 H몰 사이트에 배너 형식으로 노출돼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H몰 측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20~30대 고객들이 문화, 레저 등 다양한 상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온라인몰에 소셜 네트워크를 접목시켰다”고 밝혔다.슈거딜은 레스토랑이나 카페, 뷰티숍 이용권, 공연 상품 할인권 등을 판매하는 업체로 폴 스미스 전시회, 명성황후 뮤지컬 등 프리미엄 상품을 제공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왔다. H몰은 신세계몰처럼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지 않고 기존의 소셜 커머스 업체와 제휴를 맺는 형식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전문 소셜 커머스 기업을 거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내부적 판단 때문이었다.최유진 H몰 MD(상품기획자)는 자사가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보니 서비스 제공 면에서 전문적인 업체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최 MD는 “전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게 돼 판매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는 계산이 있었다”고 덧붙였다.대형 포털도 가세 할인상품 확대 대공세신세계와 현대가 발빠른 전략으로 소셜 커머스 시장에 급속히 침투하고 있는 반면, 롯데는 아직 준비 과정에 있다. 대신 소셜 커머스와 비슷한 사업을 꾸리고 있다. 롯데닷컴이 ‘리얼 커머스’라는 브랜드로 하루 짜리 특가 상품을 판매해 온 것이다. 하지만 리얼 커머스는 기존의 소셜 커머스 사업과 달리, 업체 측이 선정한 상품의 할인쿠폰을 고객의 반응이나 정보 공유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됐다.이유리 롯데닷컴 과장은 소셜 커머스를 ‘고객 참여형 상거래’라고 표현했다. 이 과장은 “소셜 쇼핑은 롯데닷컴 상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형태가 아니라 소비자를 통해 상품 정보가 확산되는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회사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어 소셜 커머스 사업이 더욱 매력적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웅진씽크빅 등 타깃 마케팅 전략도 눈길소셜 커머스를 자체 사업 특성에 맞게 차별화시킨 전략도 눈에 띈다. 출판 전문기업 웅진씽크빅은 교육 전집과 학습지를 파는 회사답게 30~40대 주부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주부층을 겨냥한 소셜 커머스 사업 ‘Family CEO’를 자체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Family CEO는 다른 소셜 커머스와 달리 어린이 뮤지컬, 체험학습, 외식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상품 할인 판매가 주를 이룬다. 구매 고객의 약 70%가 30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민정 웅진씽크빅 과장은 “현재 2만여 명의 회원 가운데 약 40%의 고객이 월 3회 이상 정기적으로 Family CEO 상품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웅진씽크빅은 주부들이 직접 CEO로 참여할 수 있는 소셜 커머스 모델을 고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셜 커머스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하자 업계 최초로 환불 정책을 수립했다. 이 또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이 정책은 제품 판매업체 측에서도 반기는 입장이다. 유 과장은 “환불 제도는 판매업체들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데 긍정적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이코노믹리뷰 정백현 기자 jjeom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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