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북미 올해의 차' 선정 400대에 밀린 20만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20만대나 팔린 쏘나타가 탈락해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시보레 볼트가 미국 차라서 더 유리한 것 같습니다. 다음을 기약해야죠."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지역 '올해의 차' 행사에서 쏘나타가 시보레 볼트에 밀려 떨어지자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반응이었다.정의선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쉽다"고 토로했으며, 또 다른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연간 400대 팔린 시보레 볼트가 20만대를 판매한 쏘나타를 제친 것은 미국 자동차 메이커의 기살리기 차원이 강하다"고 자조적으로 언급했다.이 말을 곱씹으면서 한편으로는 동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승용차 보다 앞서 발표된 트럭부문 '올해의 차'에는 또 다른 미국 빅3인 포드 익스플로러가 차지했다. 특히 트럭부문의 경우 후보차량이 익스플로러 외에 닷지 듀랑고와 지프 그랜드체로키 등 전부 미국차량이었다.북미 올해의 차 선정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디트로이트모터쇼는 미국차의 부활 무대가 된 셈이었다.시보레 볼트로 '올해의 차'를 거머쥔 GM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GM 고위 관계자는 "쏘나타가 짧은 판매 기간에도 불구하고 20만대 실적을 올린 것은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홈의 이점이 한 몫 한 셈이다. 볼트는 300표, 쏘나타는 200표 정도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분위기라면 '내년을 기약할 것'이라는 현대차의 바람은 여전히 바람으로 끝날지 모른다. 현대차의 전세계 질주가 미국차의 부활로 인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최근 들어 현대차는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53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미국차 업체 입장에서는 집중 견제의 대상인 것이다.빅3 가운데 하나인 빌 포드 포드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메이커가 모두 경쟁상대"라고 말하면서 그 예시로 '현대차'를 거론하기도 했다. 400대에 밀린 20만대는 숫자로 해석할 수 없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했다.디트로이트(미국)=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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