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석학들 '미국 경제 지배는 끝났다'

10년 뒤 중국에 1위자리 내줄 것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 토론회에서 경제 석학들이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2011년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이며, 향후 10년 뒤에는 중국에 세계 1위 경제국의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미국 장·단기 경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재정 정책이 2011년 경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기적으로 전망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지출이 올해 바닥날 것이어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기대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감세 연장안은 세금을 인상하지 않는 정도의 효과에 그치며, 지불급여세 감면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정부나 지방정부의 좋지 않은 재정 상황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한 2010년에는 낮은 저축률이 성장을 떠받쳤으나 올해는 부동산 가치 하락 등 불확실성에 대한 가계의 우려가 커져 저축률이 높아질 것으로 펠드스타인은 예상했다. 데일 조겐슨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과 인도 등 역동적인 아시아 경제의 독주가 펼쳐 질 것이며, 2020년대 초반까지는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겐슨은 "아시아의 부상은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를 동반할 것"이라며 아시아 신흥 시장이 브라질, 러시아 등 다른 지역의 신흥 시장을 쇠퇴시키면서 향후 10년 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세계 경제를 풍미하던 시대는 끝날 수밖에 없으며, 미국인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것이기 때문에 1위 자리를 내준 책임소재를 놓고 미국은 사회적 불안을 겪을 것이라고 조겐슨은 설명했다. 사이먼 존슨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도 "미국의 지배 시대는 끝났다"며 "앞으로 20년 안에 (중국)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존슨은 미국이 금융 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대형 금융 기관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금융위기로 인한 손해와 그 여파가 미국 경제에 영구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형 글로벌 은행들의 과도한 권력을 우려한다"며 "6대 은행지주사들은 지금 정부가 후원하는(government-sponsored)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MBA) 교수는 미국의 선도적 역할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역동적인 아시아 신흥국들에게도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며, 직선적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지배의 시대는 종료가 가까웠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미국은 한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국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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