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격 조직개편… '물가기관' 선언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동수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물가관리' 체제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무처장(1급)을 반장으로 하는 '가격불안품목 감시·대응 TF'를 신설하고, 차남의 CJ오쇼핑 특채 논란을 빚었던 박상용 전 사무처장을 비롯 국장급 자리 8개 중 6개의 주인을 바꿨다. 세 번째 상임위원 자리는 공석으로 남겼고, 소비자정책국장은 공모해 뽑기로 했다. 월말로 예상됐던 조직 개편 시기가 당겨진 건 분위기 쇄신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인 김 위원장이 '물가'에 방점을 찍으며 취임하자 조직 내에선 '물가관리기관'이냐 '경쟁당국'이냐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감사원 감사로 차관보급 인사의 상습 도박 사실까지 드러나자 조직 개편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하지만 불공정행위 규제라는 본업을 통해 물가가 관리되는 순서를 뒤집어 물가를 잡기위해 행정력을 동원할 경우 시장 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은 3일 취임식에서 "지금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국정 가치는 공정 사회의 구현이고, 핵심 과제로 서민생활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 위원회는 물가를 포함한 거시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 개편 하루 전인 5일에도 그는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모두 소집해 "공정위가 물가관리 기관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은 색출해 인사조치 하겠다"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1급부터 국장급까지 전면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가격감시 TF를 만들어 시장감시국, 카르텔조사국, 소비자정책국 등 핵심 부서가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TF에서는 불공정행위 조사와 사회적 공론화, 제도 개선을 병행하게 된다. 감시 대상 품목을 국별로 나누는 기준에도 변화가 생긴다. 조직의 기능에 따른 분류 대신 산업별, 품목별 분류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도 장기적으로 산업별 조직으로 개편된다. 공정위 측은 "이번 인사·조직 혁신안은 김 위원장이 강조해온 공정위의 역할 변화와 관련된 개혁의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조직 개편에 따라 보직이 바뀐 인사들의 명단. ▲사무처장 한철수(내정) ▲대변인 곽세붕(직무대행) ▲시장구조개선정책관 김재중(신규) ▲시장감시국장 신영선(신규) ▲카르텔조사국장 정중원(신규) ▲기업협력국장 김성하(신규) ▲서울사무소장 신동권(신규).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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