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꺼진 개헌론, 과연 공론화 가능할까?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불씨가 꺼진 것으로 보였던 개헌 문제가 새해 들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헌은 그동안 여권 주류인 친이계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화두로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개헌 추진의 시기와 방식 등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는 물론 차기 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다. ◆안상수·이회창 "개헌 논의해야"..이재오·김무성 지원사격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3일 신년회동에서 올해 개헌논의 착수에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는 "21세기형 국가 구조를 담는 모습이 모색되기 위해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개헌은 이런 비전과 원칙을 지키고 구체적인 아젠다가 설정될 때 참여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에 "새해에는 개헌논의가 돼야 한다"고 화답하며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심각한 만큼 권력의 집중을 막아야 한다. 권력구조 문제는 어떤 형태든 다수의 국민의 뜻을 따라야 된다"고 말했다. 여권 주류가 추진해온 개헌 문제에 야당의 한 축인 자유선진당이 동의하면서 개헌 논의는 또다른 국면을 맞은 것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4일 한 라디오에 출연, "과거에 비해 대통령의 업무가 많아지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비중이 높아져 대통령 혼자 하기에는 벅찬 일이다. 권력을 분산해 서로 나눠갖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논의의 마감시한으로 오는 6월을 제시한 바 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이재오 특임장관도 지난 연말 "1월부터 개헌을 공론화해 야당과도 의견을 나누고 여당 안에서도 토론을 하겠다"고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기 주자 박근혜 침묵...제1야당 민주당, 국면전환용 일축 여야 안팎의 정치적 환경을 둘러보면 개헌론이 과연 공론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가장 강력한 차기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호응할 지 의문이다. 박 전 대표는 개헌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현 시기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개헌 추진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한 소신을 밝혀왔다. 아울러 친박 진영은 특히 친이계의 개헌론 불지피기가 박 전 대표의 대선행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여권의 개헌 추진에 국면전환용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현희 원내 대변인은 "지금 이 시점에 한나라당이 개헌논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연말 날치기 국회로 인한 민심 악화를 덮으려는 정략적인 국면전환용으로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개헌논의에 대한 공감대는 적지 않지만 국정운영에 대한 발언권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는 차기 유력주자들의 반대 속에서 특정 세력이 개헌 추진에 나설 경우 국민적인 호응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여권 친이계는 개헌 추진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국정주도권 유지, 친이계 이탈 방지와 박근혜 견제 등의 다목적 카드로 개헌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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