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수익·건전성 유지한 우수 저축은행 비결은

보수적 자산 확대 전략…업종별 여신 한도 설정 등 위험관리 철저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경영 성과가 우수한 저축은행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예금보험공사가 우수 저축은행들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리한 자산 확대를 자제하고 부채비율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예보는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자산건전성이 양호한 저축은행 9곳을 우수 저축은행으로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2003년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며 8년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평균 8% 이하인 곳이다.예보는 예금자 이동 등을 우려해 우수 저축은행 명단을 밝히지는 않았다. 본지가 기준에 부합하는 곳을 조사한 결과 동부·한국투자·세람·민국·진주·아산·S&T·조흥·오성저축은행(자산 규모 순) 등으로 파악됐다.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다른 저축은행들보다 높은 자산 증가율을 보였지만 위기가 터진 뒤에는 자산 확대를 자제하며 안정적인 경영으로 전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수 9개 저축은행의 지난 6월말 기준 평균 자산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8.3%로 같은 기간 다른 96개 저축은행의 평균 자산 증가율 16.1%의 절반 수준이었다.BIS비율은 14.97%로 96개사 평균 11.37%보다 3.60%포인트 높았다. 연체율은 7.97%로 타사 15.87%보다 크게 낮았다. 고정이하(부실)여신비율도 4.84%로 타사 11.82%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자기자본 대비 총부채 비율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우수 저축은행들은 부채비율이 6월말 현재 891%인 데 비해 다른 저축은행들은 무려 1645%로 두배 가량 높았다.특히 우수 저축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예금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금리도 타사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금리로 고객을 유치해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자산운용을 지양한 셈이다.실제 9개 저축은행의 가중평균 예금금리는 6월말 현재 4.67%, 대출금리는 10.15%로 예대금리차는 5.48%포인트였다. 이에 비해 다른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 4.90%, 대출금리 11.12%로 우수 저축은행보다 모두 높았고 예대금리차도 6.22%포인트로 더 컸다.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으로 은행 수익의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고객에게 더 많은 금리를 부과한 셈이다.예보는 우수 저축은행 중 대형사의 경우 위험관리 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사전 위험 통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사들은 영업단계에서부터 보수적으로 여신을 심사·취급하고 경영진이 직접 대출 부실 여부를 관리했다.아울러 독립된 여신심사위원회를 운영해 대출 심사에 철저하고 특정 업종에 대한 여신 취급 한도를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등 업종별 여신 운용을 다변화해 쏠림 현상을 예방했다.예보 관계자는 "우수 저축은행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저축은행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자산 확대를 억제하고 자산운용의 다변화를 위해 업종별 대출 한도 유지 규정 준수 및 실질적인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임직원의 책임감 등 윤리 의식 확산을 위해 내실 경영 및 경영공시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민규 기자 yushi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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