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천우진 기자]올해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넘었지만 코스닥 시장의 성적은 저조했다. 지난 2007년 코스피가 2015선에 도달했을 무렵 코스닥도 841.09까지 치솟으며 호응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가 1500대에서 2000선을 넘어 2045으로 연중 최고점을 경신할 동안 코스닥은 500대 박스권에 1년 넘게 묶여있다.외국인과 기관의 외면속에 잇단 악재 발발에 코스닥 시장 주요 투자주체인 개인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상장사들의 횡령과 배임 사실이 전해지고 수사선상에 오르며 신뢰 문제가 불거졌다.실제로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를 당한 종목은 총 74새로 이 중 실질심사를 통해 퇴출된 종목은 28개에 달한다. 이 중 횡령 배임 그리고 회계처리 위반과 같은 기업 윤리 관련 항목에 의한 경우가 23회로 전체의 82%를 차지할 정도다.지난 8월에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던 네오세미테크가 분식회계 등 회계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퇴출당해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기도 했다.코스닥 지수는 상장기업들의 신뢰도와 성장성 둔화 우려로 인해 지난 8월말 460선 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네오세미테크 퇴출 사태로 우회상장에 대한 느슨한 심사가 문제가 되자 금융당국이 뒤늦게 질적인 심사제도 등 개선된 제도를 도입할 것을 약속하며 시장 건전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코스닥 지수는 유동성 확대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11월 초 536.52까지 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따라가는 듯 했지만 지난 24일까지 25거래일 연속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코스피 강세에 동참하는데 실패했다.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코스피 상장사들의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상대적인 투자매력이 사라졌고 주력 업종인 IT기업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1월 이후 대형 우량주 선호 현상이 짙어지며 코스닥의 투자매력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초대형주인 삼성전자가 일주일 사이에 10% 가까이 오르는 장세에서 코스닥 시장의 투심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시장에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 시장에서 충분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코스닥 매수세도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김완규 하나대투증권 스몰캡팀장도 "올해 증시의 강한 상승세는 외국인 매수에 의한 영향이 크다"며 "이러한 장세에서는 코스닥 업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7년과는 다르게 증시의 수급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역시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IT업황이 둔화되면서 전자전기 협력업체가 많은 코스닥시장의 실적 모멘텀이 약해져 번번히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다른 업종의 실적도 지난해 비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중 IT업종은 실적악화와 더불어 이익 성장이 크게 둔화됐다"며 "대형주와는 달리 업황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성장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가파른 코스닥 지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내년 전반적인 업황 회복세가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코스닥 상승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주장과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현 장세의 특성상 당분간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는 제한적이라는 분석 이 맞서고 있다. 그만큼 코스닥 시장의 방향에 대해 뚜렷한 대세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에는 이익증가율 기준으로 대형주, 중형주 상승폭이 둔화되는 반면 소형주 2011년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 확장 국면에 소형주 그룹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면서도 대형주 선호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연말까지 대형주 중심의 쏠림현상과 순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박형명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급의 주체인 외국인과 연기금이 일부 대형 우량주에만 집중하는 매매 양상으로 차별적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투신권도 연말 목표 수익률 달성을 위해 종목 교체에 나서고면서 대형주 내 주도주들이 빠르게 순환매되는 가운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천우진 기자 endorphin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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