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두개여도 부족해'...각국 금융당국자 악몽같은 한 해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의장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지난 주말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보다 내가 더 바쁘다"는 불만을 터뜨려 화제를 모았다.비단 저우샤오촨 행장 뿐 아니라 통화전쟁, 재정적자 위기 등으로 올 한해 전 세계의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등 최고 당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연초부터 터진 그리스 재정적자 위기부터 하반기 내내 국제 사회를 휩쓴 환율 설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사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특히 유럽 지역 재무장관들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년을 보냈다. 유럽 재무장관들은 고정적으로 진행되는 월례회의 이외에도 거의 매월 긴급회의를 가졌다. 월례 재무장관 회의을 포함할 경우 올해 이들의 회동은 20차례가 넘는다.국경을 초월한 위기상황으로 인해 EU 재무장관들의 회담에는 화상회의는 물론 전화회의 등 각종 수단과 방법이 총동원됐다. 유럽 하늘을 가득 메웠던 아이슬란드 화산재 역시 이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이들은 화산재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4월에도 긴급 화상회의 등 한주에 한 번꼴로 만나 그리스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유럽 재무장관들의 만만치 않은 체력은 특히 지난 5월9일 유로존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진행된 긴급 재무장관회의에서 입증됐다. 이들은 이날 "기필코 결론을 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모여 장장 10시간에 걸친 회담을 진행, 진통 끝에 7500억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설립에 동의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미국과 일본의 금융당국자들은 환율로 인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일본은 치솟는 엔화가치를 막기 위한 환시 구두개입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8월 한 달 동안 간 나오토 총리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의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발언이 거의 매일같이 이어졌다. 엔고 현상이 절정을 향해 달리던 지난 8월12일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은 전격적으로 회동했다. 이어 지난 9월15일, 일본 정부는 6년래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잠시 주춤했던 엔고현상이 다시 진행되자 일본 고위 관계자들은 구두개입을 적극 활용했다. 또 BOJ는 엔고현상 지속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8월30일과 11월4일 두 번에 걸쳐 예정에 없던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미국도 어느 해보다도 바빴다. 티모시 가이트너 장관은 특히 중국과의 환율 설전은 물론 주요20개국(G20)을 앞두고는 경상수지 목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몸이 두개여도 부족했을 한해를 보냈다. 그는 올해에만 중국·일본·유럽·인도·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과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으며 특히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지치지 않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정기 통화정책회의나 회담은 없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도 치열한 한해를 보냈다.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총 여섯 번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과 한 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안혜신 기자 ahnhye8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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