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채권단간 맺은 양해각서(MOU) 해지 금지 가처분 관련 첫 심리를 마친 뒤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그룹이 브릿지론을 통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서 1조2000억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해 열린 '양해각서(MOU) 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 첫 심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하 사장은 "나티시스은행에서 빌린 1조2000억원은 일종의 브릿지론"이라면서 "대형 글로벌 인수·합병(M&A)의 경우에 일단 브릿지론을 얻은 후 재무적 투자자(FI)나 전략적 투자자(SI)와 협의가 완결되면 대출 대신 투자의 형태로 대체하는 것이 널리 행해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브릿지론은 충분한 자금을 모을 때까지 시일이 걸릴 경우 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이다.다음은 하 사장과의 일문일답.▲현대차 측에서 드러나지 않는 대출형태('쓰리쿠션'으로 표현) 의혹을 제기했는데-쓰리쿠션 한적 없다. 자산을 담보로 하거나 자산을 활용한 파생상품을 만들거나 한 적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소감이 어떤지-슈퍼스타K2의'허각'이 음대를 나오지 않았다고 자격을 박탈당했을 때 어떤 심정이겠느냐? 그와 같은 심정이다. 현 회장님께서 그간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어왔다. 이번 어려움도 법원의 공정한 판단으로 극복하고 정주영 회장님, 정몽헌 회장님께서 생전에 가지셨던 유지, 북방사업, 대북사업을 위해 현대건설을 크게 쓰실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법원 심리에서'짜여진 각본'이라고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오늘자 종합 일간지의 유재한 사장 인터뷰 내용에 계획과 의도가 나타나 있다고 생각한다.나름대로 법과 입찰 규정에 따라 나티시스 자금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세 차례에 걸친 확인서를 통해 적법한 자금임을 해명했고 의혹을 확실히 해소했다고 생각한다. 법원의 공정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재판장 분위기가 현대그룹에 유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지-변호인이 그간 비공개의무조항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을 속 시원히 얘기했다고 생각한다. ▲대출 경위 밝힐 뜻은 없는지-이미 일찍이 채권단에 공문으로 설명했다. 애초 넥스젠이 투자에 참여하려다가 입찰규정상 다른 컨소시엄 멤버가 인수대금을 못 낼 경우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로 넥스젠 투자위원회가 투자를 잠정 보류하게 됐다. 이때 넥스젠이 자신의 100% 모회사인 나티시스에 상황을 잘 설명해 대출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언론에도 보도됐고 증권가에서도 말하고 있는 브릿지론과 유사한 대출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브릿지론은 대형 글로벌 M&A 경우에 일단 브릿지론을 얻은 후 FI나 SI의 협의가 완결되면 대출 대신 투자의 형태로 대체하는 것이 널리 행해지고 있는 프랙티스의 하나다.'승자의 저주'는 누구보다도 우리가 제일 우려한다. 차입금을 인수대금으로 쓰는 걸 줄이려고 지난번(11/18) 산소(창우동 선영)에서 회장님께서 투자자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한두 달이면 대금을 완납하는 스케줄인데 그걸 못 기다리고 채권단이 MOU를 해지했다. 채권단이 제시한 SPA(주식매매계약) 조항에도 현대건설의 주식 등을 담보로 안 쓴다는 조항 위배에 대비하여 거액의 현금보증금을 내도록 하게 돼 있다. 이렇듯 안전장치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한두 달을 못 기다리고 MOU를 해지한 것은 참으로 부당하다. ▲제 3의 자금이 있는지-넥스젠 등 7개 정도 투자자가 있다▲대출과 유상증자는 별개인가?-대출을 받아 놓았지만 FI, SI를 유치해 대체함으로써 대출금을 인수대금에 사용하는 규모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번 M&A의 특이점은 컨소시엄 멤버 변경에 대해서 채권단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다른 M&A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FI나 SI를 유치해도 그 추가가 자유로운데 이번 입찰에는 채권단이 현대그룹이 FI나 SI를 추가하려고 해도 동의를 안 해주겠다고 사이드로 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을 컨소시엄 멤버로 넣은 것도 향후 유치되는 FI, SI가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전에 채권단 동의 없이도 참여하는 방안이었다.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을 사실상 SPC(특수목적법인)로 활용하는 방안을 처음부터 추진 중이었다. 예전(창우동 선영에서)에도 말했듯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비공개의무 입찰규정 때문에 이런 내용들은 SPA 체결 이후 밝히려 했던 것이다. ▲추가 소송 계획은?-24일 오후 2시 심리를 보고나서 결정하겠다. ▲채권단 중재안에 대한 생각?-현대건설 이사회, 소액주주, 주요주주를 무시하는 법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현대그룹은 그런 위법한 방안에 공범이 될 수 없다. ▲이런 소송 진행이 회장님의 뜻인지?-그렇다.▲추가 국내투자자 있는지?-동양종금증권 외에는 없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혜원 기자 kimhy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