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CKD 조립 생산 업체와 결별 선언...프리미움 전략 강화하기 위한 행보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자동차와 '찰떡궁합'에서 '결별선언'까지 불과 한 달.이집트 GB어토와 현대차간 얄궂은 운명이 새삼 화제를 낳고 있다. 현대차가 추구하는 프리미움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이집트 카이로 인근에 위치한 GB오토는 현대차 조립형반제품(CKD)을 들여와 조립ㆍ판매하는 이집트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이다. 현대차 CKD 연간 생산량은 2만대 규모로 대부분 베르나 구형 모델이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언론사들을 초청해 현대차 생산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연간 생산량 2만대를 7만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하지만 한달이 지난 11월께 현대차는 GB오토에 계약을 2013년까지만 유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GB오토는 현대차를 대신할 중국이나 인도 자동차 기업을 찾아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라오프 가보르 GB오토 CEO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인도 타타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히면서 세간에 알려졌다.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GB오토와는 11월에 결별 선언이 예정돼 있었다"면서 "GB오토가 바로 직전에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은 결렬을 막아보려는 꼼수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현대차를 잡기 위해 GB오토가 언론플레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GB오토와 결별을 선언한 것은 아프리카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집트는 떠오르는 신시장 아프리카의 관문이자 인구 8000만명에 달하는 잠재력이 큰 전략적 요충지다. 현대차의 이집트 시장 점유율은 40%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 아프리카 전체 시장 점유율도 지난 해 11.9%(12만5974대)를 기록, 도요타(12.5%)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최근 현대차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2012년에는 1위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형 베르나 생산만 고집하는 GB오토와는 파트너십을 이어가기가 어려웠다는 게 현대차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신차 라이언 확대와 프리미엄 이미지가 중요하다"면서 "GB오토가 베르나 구형 버전 생산만 고집하는 것은 우리의 전략과 상충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현대차는 향후 아프리카 수출 전량을 한국이나 유럽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해 공급할 방침이다. 현대차측은 "CKD보다는 완성차 수출 매출이 클 뿐만 아니라 품질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자체 생산 공장 설립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나 유럽서 생산된 완성차를 아프리카로 수송하는 것은 물리적 거리를 고려할 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도요타가 아프리카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설립키로 한 만큼 현대차도 현지에 자체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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